“2천 원 챙겼다가 벌금형”… 분실물 주웠을 때 ‘범죄자’ 안 되는 법

[123RF]


홀어머니를 모시며 성실히 살아온 50대 요양보호사 A씨에게 지난 5월 17일 밤은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으로 남았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승강장, 쓰레기통 옆에 덩그러니 놓인 카드지갑을 발견한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막차 시간이 임박한 급박한 상황. A씨는 일단 지갑을 챙겨 귀가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지갑을 잃어버린 장소 근처 우체통을 직접 찾아갔다. “습득한 곳 근처에 두어야 주인이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배려였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견물생심’이 발동했다. 지갑 속에는 현금 2,000원이 들어 있었다. 일부러 차비를 들여 현장까지 온 수고를 생각하니, ‘거마비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는 2,000원을 꺼내 주머니에 넣고 지갑은 우체통에 밀어 넣었다.

두 달 뒤인 7월, A씨는 지하철경찰대로부터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조사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우체통에 넣은 지갑이 주인에게 곧장 전달되지 않고 우체국에 보관되면서, 그사이 사라진 현금 2,000원이 화근이 됐다.

A씨는 즉시 수사관을 통해 돈을 반환했고, 지갑 주인 또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법은 차가웠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건은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거쳐 즉결심판에 넘겨졌고, 서울남부지법은 A씨에게 벌금 5만 원을 선고했다.

비록 일반적인 전과기록(범죄경력자료)에는 남지 않는 즉결심판 결과지만, 공무직 임용 등을 준비할 때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A씨는 무너졌다. 그는 “주인에게 지갑을 돌려주려던 선의가 범죄로 기록된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며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넣었지만, 경찰은 “절차대로 진행했으며 즉결심판 회부 자체가 최대한의 선처였다”는 입장만을 반복했다.

A씨는 “잘못된 판단이었지만 범죄자 낙인을 찍은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오직 실적을 위해 한 시민을 몰아세운 수사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A씨처럼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가 법적 처벌을 받는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아래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금액의 규모를 불문하고 내용물을 꺼내는 순간 법적으로 ‘불법영득의사(남의 물건을 가질 마음)’가 입증된 것으로 간주한다. A씨 사례처럼 2,000원이라는 소액이라도 예외는 없다. “수고비”나 “차비” 명목의 자의적 판단은 절대 금물이다.

지갑을 주운 뒤 일단 주머니에 넣고 이동하면, 나중에 돌려줄 생각이었더라도 ‘절도’나 ‘횡령’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습득 장소에서 즉시 112에 신고하거나, 해당 역무실·관리소에 맡기고 접수증을 받는 것이다. 여의치 않아 가져왔다면 최대한 빨리 경찰서로 향해야 한다.

우체통은 접수 시점이나 내용물 확인 절차가 불투명해 배달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입증이 어렵다. 반면 경찰서(지구대)에 습득물을 제출하면 유실물법에 따라 정식 접수되며, 추후 주인이 나타났을 때 물건 가액의 5~20% 범위 내에서 합법적인 ‘보상금’을 요구할 권리도 당당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