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강 ‘존디어’도 움찔… 대동·TYM, 북미 시장 안착 덕 실적 동반 성장

[대동]


서비스·딜러망 강화로 점유율 확대…중소형 트랙터 시장 공략
존디어 중심 구조 속 ‘틈새 침투’…수익성 개선 흐름 뚜렷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내 농기계 기업 대동과 TYM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농기계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다. 그럼에도 한국 대표 농기계 기업들은 서비스 경쟁력과 딜러 네트워크 강화를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선 ‘존디어’도 놀랄만한 실적으로 평가한다. 존디어는 글로벌 1위 농기계 기업으로 매출만 연간 수십조원에 이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전날 실적 공시를 통해 2025년 매출액 1조4749억원을 기록해 전년(1조4155억원) 대비 4.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전년(184억원)보다 68.3%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251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대동은 “이번 실적은 2022년 매출 1조4637억원 이후 이어진 조정기를 거쳐 성장세를 회복한 결과”라고 밝혔다.

대동은 “상품·시장·딜러 채널을 아우르는 글로벌 다각화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농기계 시장 축소에도 운반로봇과 정밀농업 솔루션 등 미래농업 기반 신제품을 상용화하며 매출 구조를 다변화했다.

농기계 전문 기업 TYM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403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19.2%, 영업이익 29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411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26% 상승했다. TYM측은 “해외 시장 매출 확대와 서비스 강화로 실적을 견인했고, 비용 효율화로 수익 구조 개선도 꾀했다. 부채 비율 102%로 동종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며 재무 건전성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TYM은 호실적 발표와 함께 안정적인 재무 구조에 기반해 결산 배당 96억원(주당 240원)도 확정했다. 연간 총 배당 규모는 역대 최대인 총 116억원(주당 290원)이다. TYM 관계자는 “주주들의 투자 가치를 높이고, 이루어낸 성과를 배당으로 환원하는 것은 TYM의 확고한 경영 철학”이라고 밝혔다. TYM은 이번 배당 결정으로 ‘배당 성향 25% 이상 및 전년 대비 배당금 10% 이상 증가’라는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받게 된다.

[TYM]


두 기업의 공통된 성과 요인은 북미 시장에서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꼽힌다. 부품 공급망과 정비 대응 체계를 현지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딜러 신뢰도를 높였고, 이는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중소형 트랙터 중심의 컴팩트·유틸리티 시장에서 브랜드 전환 수요를 흡수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기계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은 제품 성능보다 서비스 속도와 부품 공급 안정성이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지 인프라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한 기업들이 불황 국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TYM과 대동의 호실적은 시장 축소 상황에서 이뤄내 더 의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농기계제조업협회(AE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2월 미국 전체 농기계 판매량은 2024년 12월 대비 14.8% 감소했다. 콤바인 판매량 또한 같은 기간 4.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 규모 전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소형 트랙터 부문에서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북미 시장에서 호실적을 달성한 데에는 미국 시장을 달구고 있는 ‘고칠 수 있는 권리(right to repair)’ 이슈도 관련 돼 있다. 존디어는 기계가 고장 났을 경우 이를 농부들이 수리할 수 없게 ‘소프트웨어 락’을 걸어두는데, 이럴 경우 기계 수리를 위해선 수십만원을 주고 수리공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를 풀기 위해 연방과 법원이 나섰고, 논란이 증폭되면서 ’농부들이 직접 수리할 수 있는 기계‘인 한국산 농기계가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대동은 딜러망을 통해 ’수리과 부품 공급‘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농기계 시장은 제품 성능 못지않게 서비스 대응 속도와 부품 공급 안정성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며 “현지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실적 격차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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