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정치인 아닌 시민 안희정에게 두 번째 기회 주는 사회 됐으면”

안희정 전 충남지사, 8년 만에 공식 석상 등장
여성단체 “강력 규탄”에 하태경 전 의원 의견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정현 부여군수. [박정현 군수 페이스북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로 복역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8년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해 여성단체가 반발한 가운데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정치인 안희정이 아니라 적어도 시민 안희정에겐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를 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하 원장은 12일 페이스북에 “사건이 일어난 지 8년. 대법원판결 7년이 지났지만, 안희정 전 지사가 언론에 나타나니 또 다시 여성단체의 비난 세례가 쏟아진다”면서 “그는 3년 6개월 감옥살이에 총합 7년간 사실상 두문불출한 사람이다. 공직 출마나 임명도 아닌 사적 친분 있는 인사의 행사에 참여한 지극히 시민적인 활동만으로 지탄받고 있다”라고 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보험연수원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


이러한 지탄에 대해 “지극히 일상적인 시민권마저도 안희정에겐 영구히 박탈되어야 한다는 인식”이며, 정치인 안희정은 물론 시민 안희정에게도 두 번째 기회는 절대 줄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치국가의 근본 지향은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이고 이것이 정의와 인권 보호의 가치를 실현하는 법치국가의 원칙이다”라고 강조했다.

하 원장은 “안희정에게 두 번째 참정권을 부여하자는 말이 아니라 적어도 누구나 일상적으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시민권은 두 번째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라며 “여성단체가 지향하는 성평등의 원칙 또한 법치국가로서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정의와 인권 보호의 원칙 안에서 지켜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전 지사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법적책임을 이미 졌다”면서 “개인적인 관계에서 자신의 도리를 하는 것과 공적 정치행위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도덕적 비난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시민으로서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마저 영구히 박탈하는 사회가 과연 공정한 법치주의 사회일까”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도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낸 박정현 부여군수의 ‘변방에서 부는 바람’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정치계 인사들과 취재진에 얼굴을 비쳤다. 따로 축사 등 공식으로 마이크를 잡지 않았지만, 주최 측이 소개 인사를 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청중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고,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도 했다.

박 군수는 “사실상 저를 정치하게 만든 사람”이라며 “잘못하면 또 비난받을 수 있을 텐데 출판기념회에 온 거 보니까 정말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눈물이 난다”면서 실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의 등장에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내고 “성폭력 가해자의 공적·정치적 활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권력형 성폭력 범죄가 명백히 인정된 성폭력 가해자가 최근 정치행사에 참석해 공적 영역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며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공적 공간에 복귀하려는 시도는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온 성폭력 인식과 책임 기준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죄로 3년 6개월의 형을 살고 2022년 8월 만기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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