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부사장, 패키징 중요성 계속 강조
“HBM도 B·T·S로 고객 요구 맞출 것”
세대를 거듭할수록 메모리 기술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할 ‘구원투수’로 패키징 공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체 패키징 라인 구축을 위해 미국 인디애나·청주에 패키징팹을 짓고 있는데, 타사로 외연을 넓힌 패키징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강욱 SK하이닉스 패키지개발담당 부사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6’ 인공지능(AI) 서밋에서 본지와 만나 ‘SK하이닉스가 패키징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냐’ 질문에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이 부사장의 분석은 SK하이닉스가 패키징 공장을 확대하는 현 상황과 맞물려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에 이어 최근 충부 청주에 19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팹 ‘P&T7’을 짓겠다고 밝혔다.
앞서 업계에서는 2024년 말 2.5D 패키징 사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TSMC의 패키징(CoWoS) 캐파 부족으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SK하이닉스의 고민 중 하나다.
강연에서도 패키징의 중요성은 꾸준히 강조됐다. 이전에는 기술·디자인·패키지가 영역이었다면 지금은 곱셈의 영역이다. 이전에는 패키지가 뛰어나면 디자인이나 기술은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셋 중 어느것도 놓쳐선 사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HBM2E(3세대 고대역폭메모리)에서 독자 패키징 기술인 ‘MR-MUF(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라는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을 잡을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해 16단까지 적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패키징은 보조적인 역할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핵심 역할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HBM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이 연계된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하는게 향후 고객 맞춤 반도체 비즈니스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20단·24단 제품을 775마이크로미터(um) 높이로 구현할 수 있을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20단 이상을 위해서는 어느 시점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굉장히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E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쌓아올리는 D램 간격을 최소화하고 열 관리 능력 개선을 위해서다.
앞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는 기술의 한계를 고려, HBM4 적층 높이 규격을 720um에서 775um으로 완화한 바 있다.
또한 고객의 수요가 다변화되는 미래에는 지금처럼 표준화된 HBM이 아닌 이른바 ‘HBM B·T·S’라는 컨셉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B(Bandwidth·대역폭), T(Thermal Dissipation·열 방출), S(Space Efficiency·면적 효율) 등 각각 성능·전력효율·집적도에 특화된 HBM을 의미한다.
이 부사장은 “HBM4E(7세대)·HBM5(8세대) 등 차세대 제품으로 가면서 고객이 자신에 맞는 시스템인패키지(SiP)를 요구하는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며 “각 영역에서 굉장히 특화된 HBM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지금은 고객이 만든 스펙에 맞춰 필요한 메모리 로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수준”이라며 “고객을 끌고 가려면 고객을 알아야 한다. 생태계의 앞단의 고민이 뭔지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역량을 키워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