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다주택자 대출 취급 실태 파악 나서
민관 합동 TF 구성해 개선사항 조치 계획
은행선 “만기갱신구조 극히 일부”
거주용 부동산 비중 낮아 효과 제한적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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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다주택자에게 대출 연장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취지로 지적하고 나서면서 금융위원회가 다주택자 대출 연장 현황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한 은행 창구의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은희·정호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의 공정성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금융당국이 실태 점검에 나섰다. 다주택자 대출이 관행적으로 연장되고 있는지를 살펴 신속한 개선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주택자의 신규 대출을 옥죈 데 이어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제한을 둬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 대부분이 30~40년의 원리금 분할상환 구조라 만기 연장의 개념이 없어 제한 대상 잔액 자체가 적다고 보고 있다. 사업자 대출을 받는 임대사업자의 경우 만기 연장 제한 시 타격이 크겠지만 거주용 부동산 관련 대출액 비중이 작고 그마저도 다세대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에 집중돼 있어 시장이 원하는 매물 출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전 금융권을 소집해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현황과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는 조속한 시일 내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TF는 과거에 취급된 다주택자 대출 잔액 및 만기 분포 등 취급 현황과 만기 연장 절차 등을 면밀히 살피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신속하게 조치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게 기존 대출 연장 등의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취지로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며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다주택자 세제 혜택 축소 결정에도 시장에 매물이 풀리지 않자 금융까지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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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 X(옛 트위터)] |
신 사무처장은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주택 신규 건설과 무관한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전면 금지돼 있으나 과거에는 이러한 대출이 상당 부분 허용돼 있었다”면서 “금융회사가 관련 대출의 적절성에 대한 면밀한 심사 없이 관행적으로 대출만기를 연장해 줬던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 유지에 제약을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금융권에서는 그 효과를 제한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주담대는 통상 원리금분할상환 방식으로 취급되는데 30~40년간 갚아나가는 구조라 만기 연장의 개념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2016년 주담대 분할상환을 의무화하면서 만기일시상환 방식의 주담대는 과거 물량만 남아 있는데 대부분 분할상환 구조로 전환하거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로 상환돼 극소수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만기 연장을 중단한다고 한들 큰 영향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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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다주택자에게 대출 연장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취지로 지적하고 나서면서 금융위원회가 다주택자 대출 연장 현황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연합] |
물론 임대사업자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은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기 때문에 만기를 1~3년마다 연장하는 구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만기 연장을 제한할 경우 대출 상환 압박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9·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은 막혔고 그 외 경우라고 하더라도 개인대출보다 강화된 담보인정비율(LTV)이 적용되고 임대소득 대비 대출금액 관련 규제도 있기 때문에 만기 연장 등에 있어 특혜를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설명이다.
거주용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 규모 자체가 작은 데다 부동산 대부분이 다세대 주택이나 오피스텔이기 때문에 시장이 원하는 아파트 매물 출회 등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 총액은 201조8449억원이다. 이 중 거주용 부동산 관련 대출은 8.3%인 16조7838억원 수준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다주택자의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 심사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취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적용 대상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원천 차단하고 다주택 관련 정책에 있어서는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중이 아니겠냐”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