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정치 명당’ 노원구…3선 접은 오승록, 다음 무대는 총선?

오승록 노원구청장 지난 7일 중계동 노원구민의전당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서울시의원 8년, 노원구청장 8년 동안 자신을 돌아볼 틈이 없었다”며 “잠시 쉬어가며 더 단단한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책장 앞에서 안경을 쓰고 미소 짓고 있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의 상반신 사진이다. 밝은 색 재킷을 입고 있으며, 편안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 동북권의 변방으로 불리던 노원구가 ‘정치 명당’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불암산을 배경으로 두 명의 국회의장을 배출한 지역, 장관을 탄생시킨 지역, 그리고 8년 구정을 마친 현직 구청장이 스스로 3선 도전을 접은 지역이 바로 노원이다.

오승록, 6·3 불출마 선언…“잠시 멈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서울 현직 구청장 가운데 첫 불출마다. 초선은 재선을, 재선은 삼선을 향해 뛰는 상황에서 이례적 선택이다.

그는 지난 7일 중계동 노원구민의전당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서울시의원 8년, 노원구청장 8년 동안 자신을 돌아볼 틈이 없었다”며 “잠시 쉬어가며 더 단단한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를 사실상 2년 뒤 총선 도전의 전초전으로 해석한다. 구정 8년을 마무리한 뒤 중앙정치로 무대를 옮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두 명의 국회의장’ 배출…노원의 정치적 상징성

노원은 민주당 계열에겐 상징성이 각별한 지역이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의장을 지냈고, 우원식 의장 역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회의장에 올랐다.

서울 외곽 자치구에서 두 명의 국회의장을 배출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여기에 김성환 장관까지 배출했다. 김 장관 역시 노원구청장을 두 차례 지낸 뒤 국회에 입성해 3선 고지에 올랐다.

노원은 민주당 입장에서 ‘정치적 명당’이자 인재 배출의 산실로 평가받는 이유다.

연세대·서울시의원 출신…공통 코드

흥미로운 점은 정치적 계보의 유사성이다.

우원식 의장, 김성환 장관, 오승록 구청장은 모두 연세대 출신이며 서울시의원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승록 구청장은 청와대 행정관· 재선 서울시의원· 재선 구청장을 지내며 정치인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지방의회 경험 → 구정 운영 → 중앙정치 진출이라는 경로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김성환 장관의 경우 구의원·시의원· 청와대 행정관 ·구청장·국회의원·장관을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이력으로 향후 서울시장 또는 대권 잠재주자군으로까지 거론된다.

노원 민주당 공천 경쟁 본격화

오 구청장의 불출마로 노원은 단숨에 ‘무주공산’이 됐다.

정치권에선 서준오, 송재혁 등 현역 시의원들이 구청장 도전에 나설 것으로 거론된다.

노원은 민주당 지지세가 견고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만큼, 공천이 곧 본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역시 수도권 탈환 전략 속에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선거 구도는 아직 유동적이다.

불암산 아래 철쭉제. 사람들이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는 사진이다. 뒤로는 나무들과 산이 보인다.


‘문화·힐링도시’ 성과, 정치적 자산 될까

오승록 체제 8년 동안 노원은 ‘수락휴’ 개장, S-DBC 추진, 광운대역세권 개발, 백사마을 재개발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병행했다. 생활밀착형 문화·힐링 정책과 미래 개발 축을 동시에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그의 선택은 단순한 불출마를 넘어, 노원 정치의 3막을 여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크다.

불암산 아래서 또 한 명의 중앙정치 주자가 탄생할지, 노원의 정치적 저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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