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말고 어디” 원유 수입선 다변화 어렵네

10년새 중동 의존도 85→69% 감소
정유설비·장기계약 등 구조변경 제약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유 수입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한국무역협회 통계(K-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원유 수입액은 753억달러로 이 가운데 중동 국가 비중은 68.8%였다.

한국의 원유 중동 의존도는 2016년 85.2%에 달했지만 미국과 남미 등으로 도입선을 확대하면서 2021년 59.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다시 70% 수준으로 높아졌다.

정유업계는 공급망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도입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것은 시설과 가격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수입 구조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남미 원유 도입이 늘고는 있지만 국내 정유시설이 중동 원유에 맞춰 설계돼 있어 수입 구조를 급격히 바꾸기는 어렵다”며 “가격 경쟁력과 운송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중남미팀 전문연구원은 “중동 원유는 물류비용이 가장 저렴하고 국내 정유시설도 중동산 중질유 처리에 맞춰 설계돼 있어 미국산 경질유를 단기간에 확대하기 쉽지 않다”며 “원유 계약 자체가 장기 계약 중심이기 때문에 수입 구조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국제 석유시장은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가이아나 등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비(非)OPEC 산유국의 원유 생산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와 남미 신규 유전 개발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 도입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용훈·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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