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잘 챙긴 ‘보험 모범생’, 이젠 보험사 펀드로 자산설계

보장 준비 끝, 이젠 자산 굴리는 세대
보험사 보장·투자 함께 재무상담 가능
AI·멀티에셋 등 요즘 뜨는 인기 펀드는
수익률 쫓다 낭패…상황부터 설계해야
신탁, 자산 목적·흐름 정리할 수 있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약 490만원(2022년·보험개발원). 매달 성실하게 내는 돈을 더 값지게 쓰기 위해. ‘이’왕 낸 ‘보’험료를 ‘소’중한 우리 인생에 ‘이보소’.



# 45세 직장인 김성수(가명) 씨는 15년차 가장으로, 10살과 7살 두 딸을 키우며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주변 지인들의 조언에 따라 암, 질병, 상해 등 주요 보장성 보험에 일찍 가입했고, 한동안은 더 이상 보험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최근엔 ‘이젠 돈을 굴려야 할 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넘어서면서 김 씨의 투자 욕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보장은 끝냈다는 확신은 있지만, 자산을 어떻게 키울지는 여전히 막막하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활황에 ‘자산을 어떻게 굴릴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암, 질병 등 주요 위험에 대비해 보험을 미리 갖춰둔 40~50대 직장인 사이에서는 이제 보장 이후의 재무 전략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투자를 시작하려 해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다. 유튜브에서 투자 정보를 담은 영상은 넘쳐나지만, 직접 판단하긴 여전히 불안하다.

이처럼 ‘위험 대비는 끝냈지만, 자산 증식은 아직 낯선’ 이들을 위해 보험사들이 펀드·신탁 등 투자상품 상담에 나서고 있다. 김성수 씨도 이런 흐름 속에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기로 했다.

Q. 저는 성실히 일하면서 일찍이 보험에 가입해 위험 대비는 잘 해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자산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맞아요. 보험으로 위험에 대비했다면, 이제는 자산 증식 단계를 고민할 시점이에요. 20~30대에는 시행착오를 겪고 돈과 일에 대한 나름의 개념이 확립하는 시기라면, 40~50대는 소득이 정점에 가까워지는 동시에 자녀 교육비와 노후 대비 지출이 커지는 시기예요. 그래서 ‘모으기’에서 ‘굴리기’로 전환하는 재무 전략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펀드,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부동산 간접투자 같은 상품을 활용하는 거예요. 다만 이런 상품들은 자산 규모, 투자 성향, 리스크 수용도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해서,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핵심이에요.

Q. 보험사에서는 보험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투자 상품도 상담해 주나요?

A. 예전에는 펀드나 신탁 같은 투자상품은 주로 증권사나 은행에서만 가입하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보험사에서도 다양한 투자상품을 상담하고, 실제 가입까지 가능해졌어요.

대표적으로는 MMF(머니마켓펀드), 주식형·채권형 펀드, ETF, 미국 국채 같은 상품이 있어요. 또 단순한 투자뿐 아니라 보험금청구권신탁, 유언대용신탁처럼 자산 관리와 상속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신탁 상품도 많이 취급하고 있어요.

성수 씨처럼 보험만 잘 가입해 뒀던 분들이 “이제는 투자까지 상담받고 싶다”고 할 때 요즘은 보험사에서도 그런 역할이 가능해진 거예요.

Q. 은행이나 증권사가 아니라 보험사를 통해 투자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A. 보험사를 통해 투자하는 가장 큰 장점은 보장과 투자를 함께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암이나 상해 같은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은 이미 가입해두셨다면 그 위에 펀드나 신탁 같은 투자 상품을 얹어서 전체 재무설계를 한 번에 점검할 수 있는 거죠.

두 번째로는 상담 채널이 다양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전국에 있는 보험사 고객플라자에서 직접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고, 투자 성향 진단이나 포트폴리오 설계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증권사처럼 복잡한 절차 없이, 기존의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라면 훨씬 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거죠.

또 보험사가 제안하는 투자 상품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고, 일부 상품은 절세 혜택이나 상속·증여 플랜과 연계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자녀에게 남길 돈을 펀드 형태로 굴리면서, 동시에 ‘누가 어떻게 쓸지’까지 설계할 수 있는 신탁 상품을 함께 설정하는 방식이 가능해요.

Q. 위험 분산과 투자를 동시에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죠?

A. 보험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은 크게 펀드와 신탁으로 나뉩니다.

펀드는 투자자의 성향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돼 있어요. 먼저 MMF는 단기 국공채나 우량 기업어음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유동성이 높고 원금손실 위험이 낮은 편입니다. 주식형 펀드는 국내외 주식에 투자해 성장 가능성을 추구하는 상품이고, 장기 투자에 유리한 구조입니다.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가 적합하고, ETF는 특정 지수나 산업 섹터에 연동돼 거래가 편리하고 분산 투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요. 또 미국 국채 등 해외채권 상품은 글로벌 금리나 환율 흐름에 따라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신탁 상품도 다양합니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맡긴 자금을 예금, 채권, 펀드, ETF 등에 투자하면서 직접 운용하거나 신탁사에 위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품이에요.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자산을 운용하면서, 사후에는 미리 정한 방식에 따라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자산을 분할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또 다른 유형인 보험금청구권신탁은 사망보험금 청구권을 신탁으로 설정해, 보험금을 수익자의 필요에 따라 나눠 지급하거나 사용처를 지정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이에요. 자녀가 미성년이거나 상속 분쟁 우려가 있는 경우에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 꽤 다양하네요. 요즘 투자 트렌드는 어떤지 궁금해요.

A.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게 인공지능(AI)과 글로벌 기술 혁신, 그리고 에너지 전환과 인프라 투자로 나뉘고 있습니다. 특히 AI 관련 투자는 초기 반도체 중심에서 최근에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까지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AI 산업이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기술 기업 전반에 대한 투자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Transition) 투자도 주요 테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전력망, 원자력, 에너지 인프라 등으로 투자 범위가 확대되며 중장기적인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각국의 정책 지원과 기업들의 탄소 감축 노력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는 특정 국가나 산업에 집중하기보다 주식·채권·대체자산을 함께 담는 글로벌 분산투자(멀티에셋) 전략에 대한 수요도 꾸준합니다.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위험을 관리하고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투자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투자 목적이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자녀 교육, 노후 준비, 자산 이전 등 중장기적인 목표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보다 체계적인 자산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신탁이나 포트폴리오 관리처럼 자산을 목적에 맞게 분산·관리하는 방식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어린 자녀가 있을 경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 있을까요?

A. 단순히 자산을 굴리는 것뿐만 아니라 생계나 교육비 등 장기적인 재무 목표가 있다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죠.

이럴 때 주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유언대용신탁이에요. 유언대용신탁은 본인의 자산을 생전에 신탁 계좌로 이전해 두고, 사망 이후에는 미리 정해둔 방식에 따라 자산이 분할 지급되도록 설계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에게 매월 생활비를 지급하거나, 자녀에게는 교육비나 결혼자금 등을 특정 시점마다 나눠 전달하는 방식도 가능해요.

가장 큰 장점은 생전에는 본인이 자산을 자유롭게 운용하고 입출금할 수 있고, 사후에는 자산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자동으로 실행된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상속 절차 없이도 자산이 의도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가족의 생계와 재정 안정성을 지킬 수 있는 장치가 되어줍니다.

최근에는 금융기관이나 보험사에서 유언대용신탁 상담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자산 규모나 가족 구성에 따라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활용할 만한 포인트예요.

Q. 보험금청구권신탁 상품도 있던데, 유언대용신탁과는 무엇이 다르죠? 어떤 상황에서 선택하면 좋을까요?

A. 두 상품 모두 사망 이후 자산을 원하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운용 대상과 수익자 범위 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금전, 부동산, 예·적금, 유가증권 등 다양한 자산을 신탁할 수 있고, 연인이나 친구, 법인까지 수익자 지정에 제한이 없는 포괄적인 자산 승계 방식입니다. 생전에도 자유롭게 자산을 운용하고, 사후에는 미리 정한 계획에 따라 자산이 분할 지급되도록 설계할 수 있어요.

반면 보험금청구권신탁은 사망보험금 청구권만을 신탁 자산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보험금에 특화된 신탁 상품이에요. 수익자도 직계존비속이나 배우자 등으로 제한되며, 주로 자녀가 미성년이거나, 가족 간 갈등을 예방하려는 경우, 또는 고령의 부모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분할 지급하려는 목적 등으로 활용됩니다. 즉, 여러 자산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싶다면 유언대용신탁이, 보험금을 어떻게 쓸지 정해두고 싶다면 보험금청구권신탁이 더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어요.

Q. 기존에 들었던 보험도 보험금청구권신탁으로 전환할 수 있나요?

A. 요건을 충족하면 가능합니다. 먼저 사망보험금이 3000만원 이상이어야 하고, 사망 보장이 특약이 아닌 주계약으로 구성돼 있어야 합니다. 또한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하며, 이미 대출을 받았다면 상환 후에 신탁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요.

보험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하고, 수익자는 직계존비속이나 배우자 중에서 지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면 예전에 가입한 보험이라도 보험금청구권신탁으로 설정해 활용할 수 있어요. 가입 조건이 다소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보험사나 금융기관을 통해 사전 진단으로 신탁 가능 여부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성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