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책상에 타인 체모 수차례…홈캠으로 잡은 범인은 50대 상사 ‘경악’

인천 한 회사 50대 임원급 인사의 기행
여직원 책상·유니폼에 신체 털 뿌려넣어
발각되자 시인, “왜 그랬는 지 모르겠다”


50대 남성이 직장 내 여직원 책상에 체모를 뿌리는 모습. [JTBC ‘사건반장’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여자 부하 직원의 책상과 유니폼에 반복적으로 자신의 체모를 뿌린 50대 남자 상사가 기행이 발각되자 “왜 그랬는 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피해 여성은 가해 남성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50대 남자 상사가 부하 여성 직원 책상에 체모를 뿌리고 마우스에 무언가를 묻히고 있는 모습. [JTBC ‘사건반장’ 갈무리]


1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인천의 한 회사에서 50대 임원급 인사가 특정 여직원의 책상과 유니폼에 체모를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직원 A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자신의 자리에 무언가가 뿌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분 탓이라 여기기엔 같은 일이 수차례 반복됐다. 급기야 유니폼 주머니 안에서 정체 모를 체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A 씨는 “유니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 사이에 털이 껴있는 것을 보고 극심한 수치심을 느꼈다”며 “그 사실을 알자마자 입고 있던 옷을 버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사무실 내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A 씨는 직접 책상에 홈캠을 설치했다. 이어 녹화된 영상을 보고 경악하고 말았다. 영상에는 A 씨가 출근하기 10분 전쯤 50대 상사 B 씨가 A씨 자리에 다가와 체모를 뿌리고, 마우스에 무언가를 묻히기 위해 손을 비비는 모습이 담겨 있었던 것.

B 씨는 회사 내에서 영향력이 큰 임원급 인사였다. A 씨가 고민 끝에 인사팀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짐을 싸서 자리를 옮기자 그제서야 B씨는 회사에 본인이 한 행동이라고 자진 신고했다.

B 씨는 ‘왜 그랬냐’는 사장의 물음에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A 씨가 원치 않았음에도 위로금 300만원을 전달하려고 시도했다. 또 사내 메일을 통해 “한 번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며 A 씨에게 용서를 구하고 사과 취지의 문자도 여러 차례 보냈다.

하지만 A씨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평소에 B 씨가 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안다. 그런데 나도 아빠의 딸이다. 본인 딸이 똑같은 일을 겪었으면 과연 쉽게 용서가 되겠느냐”고 분노했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B 씨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만 인정해 송치하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스토킹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경찰 수사 결과에 반발한 A 씨는 재수사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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