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 완성…10월부터 검찰청 폐지

검찰청 78년 ‘영욕의 역사’ 마침표

남은 쟁점은 보완수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공소청법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수사·기소 분리를 대원칙으로 한 검찰개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국회는 전날 공소청법 통과에 이어 이날 중수청법을 처리했다. 이로써 공소청 검사는 수사 기능을 상실하고 공소 제기 및 유지 기능만 담당하게 됐다.

중수청법은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 두고 ▷ 부패 ▷ 경제 ▷ 방위산업 ▷ 마약 ▷ 내란·외환 등 ▷ 사이버 범죄 등 6대 범죄를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른바 법왜곡죄와 공소청·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원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로써 검찰청은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법 시행과 함께 공식적으로 문을 닫게 된다.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8년 만으로,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검찰이 영욕의 역사를 뒤로한 채 간판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와 기소권을 동시에 행사하며 고위 공직자와 기업인, 전직 대통령 등을 겨냥한 대형 수사를 주도해왔다.

이른바 ‘거악 척결’을 내세운 특수수사로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며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태우 비자금 사건, 불법 대선자금 수사, 현대차 비자금 사건, 한나라당 대선자금 수사 등 굵직한 대형 사건이 그 예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수사가 미진하다는 비판과 함께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표적·과잉 수사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치 검찰’이나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도 받았다.

검찰 개혁 논의는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화했으며,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도 변화가 잇따랐다.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검찰 개혁 요구는 더욱 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 시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 개정으로 일부 수사 권한이 다시 회복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얽힌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주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 개혁 요구가 다시 거세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정부와 민주당이 검찰 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 법안이 잇따라 통과됐다.

이번 입법으로 검찰의 수사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면서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이 확립됐다.

이에 따라 검찰개혁의 향후 쟁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보완수사권은 검찰개혁의 ‘화룡점정’으로 불릴 만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197조의2는 송치 사건의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의 유지에 관해 필요한 경우나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 결정에 관해 필요한 경우에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입법에 보완수사권을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관련 논의는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공소청·중수청법이 검사의 수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난 점을 미뤄봤을 때 보완수사권 존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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