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韓 테마파크 최초 글로벌 서커스와 협업한 에버랜드…이번엔 공연 승부수

50년 해리티지에 ‘아트 테크’ 결합
양정웅 연출 ‘빛의 수호자들’ IP 확장
한국 테마파크 최초 加 서커스와 협업


에버랜드_윙즈오브메모리_파이어 퍼포먼스


캐나다 엘로와즈 서커스의 ‘윙즈 오브 메모리’ [에버랜드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아주 오래전 빛의 심장을 가진 평화로운 낙원 에버가든, 빛의 수호자인 우린 생명을 지키고 꿈을 꾸며 희망을 노래했다.” 현란한 현악과 목관 악기 선율에 배우 이상윤의 목소리가 거대한 서막을 알린다. 에버가든의 발명왕 잭(호랑이 캐릭터)은 레니(사자)와 친구들을 돕는 일등 공신이었지만, 난데없이 흑화해 버리고 다크나이트가 찾아와 에버가든은 어둠에 잠긴다.

#2. 신비로운 음악에 맞춰 소녀 이엘이 그네에 매달려 유영한다. 위태로운 두 줄짜리 그네와 한 몸이 되니 이곳은 그야말로 ‘신비의 세계’다. 그러다 금세 태세 전환. 박진감 넘치는 음악에 거대한 횃불이 사람의 몸과 함께 공중에 날아오른다. 위험천만한 아찔한 장면들이 총출동. 말 그대로 ‘고퀄리티’ 기술과 동화 같은 서사가 만나 관객의 현실을 지운다.

에버랜드의 대대적 변신이다. 1976년 자연농원으로 출발, 올해로 개장 50주년을 맞은 에버랜드가 기존 테마파크의 문법을 지우고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었다. 세계적인 연출가와 예술 단체를 영입해 ‘멀티미디어 아트’와 ‘월드클래스 서커스’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세웠다.

정태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상무)은 “삼성에는 두 가지 메모리를 다루는 곳이 있다. 하나는 산업적인 (메모리) 반도체, 하나는 추억(메모리)을 다루는 에버랜드”라며 에버랜드와 신규 콘텐츠의 의의를 설명했다.

양정웅 감독의 ‘빛의 수호자들’ [에버랜드 제공]


귀여운 캐릭터? ‘스팀펑크’로 재탄생한 에버랜드의 세계관


매일 밤 9시 20분, K-팝 그룹들이 즐겨 찾는 공연장 못잖은 대형 스크린을 뚫고 에버랜드를 지키기 위한 ‘빛의 수호자들’(4월 1일부터)의 여정이 시작된다.

20분간 이어질 공연은 잭과 레니 등 에버랜드의 기존 캐릭터를 재해석, 기계적 미학과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스팀펑크(Steampunk)’ 세계관 안에서 ‘모험 서사’를 구축했다.

총연출을 맡은 양정웅 감독은 최근 에버랜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작품은 라이팅 아트와 불꽃, 레이저, 드론, 조명, 영상, 음악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한 ‘아트 앤 테크(Art & Tech)’ 공연”이라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과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 문화공연을 총연출한 공연계 스타 감독이다.

양정웅 감독의 ‘빛의 수호자들’ [에버랜드 제공]


그간 에버랜드는 1996년 에버랜드 수호신이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미라큘러스’ 공연을 시작으로 ‘BTS 멀티미디어 갈라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기존 작품들이 각각 기술을 강조하거나 애니메이션에 집중한 단편적 공연이었다면 ‘빛의 수호자들’은 기술과 예술(애니메이션)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양 감독은 “에버랜드가 가진 50년의 시간적 층위와 나무, 철골 구조물(롤러코스터) 등의 인프라를 보며 직관적으로 스팀펑크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테마파크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시각적 신선함을 원하는 MZ(밀레니얼+Z)세대와 성인 관객까지 아우르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공연은 단순히 애니메이션만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일종의 융복합형 멀티미디어 쇼라 할 만하다. 150cm의 밤밤맨(에버랜드 캐릭터)을 얹은 드론쇼는 압권이다. 프로그래밍이 된 군집 비행에 레이저 아트를 결합한 이 퍼포먼스는 야간 하늘을 하나의 캔버스로 활용한다. 여기에 영상 제작 과정에서 AI(인공지능)를 적극 활용해 비선형적이고 몽환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을 도입했다.

음악은 케이헤르쯔가 작곡, 체코 프라하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가 현지에서 실황 녹음했다. 가수 10CM 권정열이 메인 테마곡을 불렀다. 무대 디자인은 이엄지가 맡았다.

이 공연은 에버랜드 IP(지식재산권)를 외부 미디어 산업으로 확장하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양 감독은 “‘테마파크형 콘텐츠’를 넘어 향후 애니메이션과 영상 콘텐츠, 굿즈 사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엘로와즈 서커스의 ‘윙즈 오브 메모리’ [에버랜드 제공]


세계적 서커스 ‘엘로와즈’와의 협업…한국 테마파크 최초


밤의 여흥이 ‘빛의 수호자들’이라면, 낮의 감동은 캐나다의 세계적인 서커스단 ‘엘로와즈(Cirque loize)’와 함께하는 ‘윙즈 오브 메모리(Wings of Memory)’가 맡는다. 한국 테마파크 최초로 글로벌 서커스 IP와 협업한 산물이다.

1000석 규모의 실내 공연장에서 진행될 ‘윙즈 오브 메모리’는 ‘서커스의 성지’ 캐나다의 3대 서커스 제작사인 엘로와즈가 에버랜드를 위해 만든 ‘신규 공연’이다. 엘로와즈의 엘리스 샤르보노 최고경영자(CEO)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 에버랜드와 함께 특별한 작품을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며 “캐나다 정통 서커스 공연의 감동을 에버랜드에서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연을 위해 ‘태양의 서커스’ 출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곡예 코치를 비롯해 20명의 제작진이 한국을 찾았다. 공연엔 서커스 아티스트·댄서 등 24명이 출연한다.

정세원 에버랜드 엔터테인먼트그룹장은 “국내에선 대부도 동춘서커스나 제주도 아트서커스를 제외하면 서커스를 볼 기회가 거의 없다”며 “엘로와즈는 서커스지만 가장 서커스답지 않은 단체로, 이야기를 만들어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에버랜드_윙즈오브메모리_공중그네


기존에도 에버랜드에 서커스 공연은 있었지만, 에버랜드가 세계적인 서커스 단체와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에선 콘토션, 에어리얼 폴, 러시안 스윙 등 고난도 서커스 기술과 영상, 음악, 특수효과가 결합해 수준 높은 세계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묘기 중심의 공연이 아니다. ‘윙즈 오브 메모리’는 소녀 이엘이 고니(백조)와 만나 떠난 여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사형 공연이다.

엘로와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앤드루 코벳은 “‘윙즈 오브 메모리’ 서커스 공연은 가족 대상의 공연”이라며 “동심(童心)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총 40분, 하루에 두 번 진행된다.

두 개의 공연은 에버랜드가 테마파크에서 콘텐츠 산업으로도 발돋움하려는 초기 전략을 실험하는 출발점으로 보인다. 정 그룹장은 “이 서커스를 보기 위해서라도 에버랜드를 방문하는 고객들을 늘리고자 하는 전략으로 기획했다”고 귀띔했다. 에버랜드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추가 비용 없이 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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