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후 하루 최대 280만배럴 수출…작년 보다 두배 수익
판매·해운·결제 제재망 정교하게 회피…‘에너지 전쟁’ 우위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도 ‘만지작’…GDP 4분의 1 수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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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엥겔랍 광장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육군 사령관 및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초기 사망자들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동안, 보안군 대원들이 피살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왼쪽과 오른쪽)와 그의 아들이자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무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부착된 장갑차 위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속에서도 이란이 원유 수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통제 아래 이란산 원유가 국제사회 제재망을 피해 작년 평균보다 더 많이 수출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전쟁발(發) 유가급등으로 이익이 더 늘었고 중국이 최대 구매자 역할을 하며 ‘에너지 전쟁’에서는 오히려 미국 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이 급감했지만, 이란은 예외적으로 원유 판매 수익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원유 회계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현재 하루 240만~280만배럴의 원유 및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원유 수출량은 150만~180만배럴로, 지난해 평균치 그 이상이며, 판매 가격도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하루 수익은 전쟁 이전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배에 통행세를 받겠다는 절차에 착수했다. 통행세로만 한 해 150조원에 달해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4분의 1 수준의 수입이 예상된다.
아울러 이란의 원유 사업은 판매, 해운, 결제 등 세 축을 중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제재와 공습에 대응해 더욱 정교한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원유 수익의 상당 부분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며, 약 20명 내외의 권력 핵심 인물들이 판매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IRGC는 자체 유전 운영은 물론, 수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전체 원유 생산의 약 25%를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RGC와 연계된 기업들이 물류를 총괄하며, 유조선 이동은 사전 승인·암호 인증 등 군사적 통제 아래 이뤄진다. 일부 선박에는 수백만달러 규모의 통행료가 부과되며, 선박들은 이란 연안을 따라 이동하는 좁은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공격 위험에 대비해 긴급 탈출 절차까지 마련된 상태다.
선박 추적업체 보르텍사의 엠마 리는 “IRGC가 자체 유전을 운영하면서 최근 석유 수출 증가의 대부분을 주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하르그섬을 장악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이뤄지고 있다. IRGC는 이란 해군 제2사령부가 위치한 자스크 항구와 라반, 시리 터미널 등을 중심으로 재고를 쌓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네퓨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이란 국장은 “이들 시설과 기타 터미널을 최대치로 돌릴 경우 현재 하르그섬 수출량의 25%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90% 이상을 구매하면서 이란 정부의 든든한 자금줄이 되고 있다. 주요 수요처는 산둥 지역의 소형 ‘티팟 정유소’들로, 일부는 국유 기업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티팟 정유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 정유소로, 이란산 원유를 매입·운송·판매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복잡하게 얽힌 수출·물류·금융 구조는 전쟁 상황에서도 이란의 원유 사업을 유지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면서 자금 흐름을 이란 내부에서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워졌고, 일부 중간 세력이 이익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