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한 달 새 1364억↓…부동산규제·고금리 영향 [머니뭐니]

주담대 4000억가량 줄며 감소 견인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금리 오른 여파
정부, 올해 증가율 목표 1.5%로 제시
“실수요자 대출 받기 힘들어질 수도”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3월 한 달간 1364억원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한 달 새 4000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중동발 악재로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1.5%로 낮춰 고강도 관리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한 만큼 시장에서는 당분간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7290억원으로 2월 말보다 1364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감소하던 가계대출은 2월 잠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3월 들어 다시 감소 흐름을 보였다. 당초 은행들이 새해 한동안 막아뒀던 비대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재개하면서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지만 수요가 몰리기는커녕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부담 등으로 쪼그라들었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3월에는 주담대 잔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2월 말 610조7211억원에서 3월 말 610조3339억원으로 3872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월말 주담대 잔액이 전월보다 축소된 것은 올해 1월(-1조4836억원)이 2024년 3월(-4494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었고 이후 두 달 만인 3월 다시 감소세를 기록했다.

3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6595억원으로 2월 말보다 3475억원 늘었다. 작년 12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하다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시 상승세 속에서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한층 강화하기로 하면서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경상성장률 전망치 약 4.9%의 3분의 1 수준인 1.5%로 설정했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은행권 우선으로 별도 관리 목표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은행으로서는 취급 관리를 더욱 보수적으로 할 유인이 생긴 셈이다.

이는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주담대 최고 금리가 7%가 넘어선 상황과도 맞물려 차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4월부터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 체계 개편에 따라 고액 주담대에 대한 은행의 출연료가 인상되는데 이는 가산금리 등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채 금리가 높아져 평소라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확대하거나 가산금리를 줄여 대출 영업을 하겠지만 총량 관리 목표가 작년보다도 줄어든 만큼 금리를 내려 수요를 확보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개별 차주의 대출 금리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1%대의 낮은 총량 목표가 은행의 수익성에는 마이너스 요소지만 최근 대출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 시중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목표를 충족시키는 데 큰 부담은 없다”면서도 “다만 어디에서도 대출을 안 해주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실수요자들이 대출받기가 힘들어질 수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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