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트럼프 이란 공습 준비 안된 결정”…동맹에도 공개 비판

“체제 대체 방안 없이 공격” 전략 부재 지적
“전쟁서 벗어나야…유가·식량 가격 충격 우려”
호르무즈 작전 불참 선 긋기…대선 앞두고 거리두기

중동 정세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의원이 25일 파리 국회에서 열린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은 발언하는 모습.[연합외신]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기존 우호 관계와는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르펜 의원은 1일자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개입이 가져올 효과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준비된 것이 거의 없고, 이란 체제를 대체할 방안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공습은 무작정 이뤄졌다는 느낌을 준다”며 군사 작전의 전략 부재를 문제 삼았다.

그는 이란 국민을 해방하겠다는 명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현실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르펜 의원은 “그 목표는 도덕적으로 타당했지만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전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의 경제적 파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충돌은 유가 상승뿐 아니라 비료 시장 긴장을 통해 식량 가격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대응에도 선을 그었다. 르펜 의원은 “프랑스는 이 분쟁의 발발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군사 작전으로 해협을 재개방할 수 있다고 진지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 주도의 해협 개방 작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군사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 확대 구상과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국가 주권은 존중돼야 한다”며 “우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것과 마찬가지로 레바논의 주권 침해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로서 국제법 준수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안보를 이유로 타국 영토를 점령하는 방식은 충분한 해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르펜 의원의 이번 발언은 정치적 셈법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동지’로 평가하며 적극 지지해 왔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외교·군사 행보가 이어지자 내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확장을 위해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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