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번역가 황석희. 샘컴퍼니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페미니스트를 자처했으면서도 과거 몇 차례 성범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번역가 황석희 씨가 SNS에 올렸던 게시물들을 삭제해 ‘흔적 지우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3일 기준 황 씨의 인스타그램은 1개의 게시물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게시물이 삭제된 상태다. 8살 딸과 함께 찍었던 프로필 사진까지 깨끗한 흰색 배경으로 교체됐다.
남아 있는 1개의 게시물은 논란이 불거진 뒤 올라온 것으로 “현재 관련 사항에 대해 변호사와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법적 대응 방침 글이다.
그에 관한 논란은 지난달 30일 ‘황 씨가 과거 세 차례의 성범죄 전력이 있다’고 한 디스패치의 보도로 시작됐다. 이에 따르면 황 씨는 2005년 춘천에서 길 가던 여성 4명을 잇따라 추행 및 폭행했으며, 이 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2014년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강의 수강생을 상대로 준유사강간 및 불법 촬영을 저질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황 씨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유명세를 얻었다는 점에서, 그의 논란은 대중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황 씨는 2016년 SNS에 “한국 남자라면 여성 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반성하자”는 글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중년 남성들을 겨냥해 “20대 여성이 마흔 넘은 남성을 좋아할 수 없다. 우리 좀 아저씨답게 살자”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황석희는 의혹에 사실 여부에 대해 시인이나 부인을 하는 대신 “보도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 확인되지 않은 내용, 또는 법적 판단 범위를 벗어난 표현이 포함될 경우 정정 및 대응을 검토하겠다”라며 오히려 엄포를 놓았다.
황석희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번역가로 꼽힌다. 영화 ‘웜바디스’, ‘데드풀’, ‘서치’, ‘보헤미안 랩소디’ 등의 외화 흥행작들을 국내 정서에 맞게 재구성하며 일명 ‘초월 번역의 권위자’라고 불렸다.
논란이 불거진 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 측은 지난 2022년 방송된 황석희 출연 방송분을 비공개 처리했으며,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또한 그가 출연한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종료했다. 황 씨가 펴낸 에세이 ‘번역: 황석희’와 ‘오역하는 말들’도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가 중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