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 달 만에 747건 쌓였다…재판소원 제외해도 헌재 역대 최다 사건 접수 추세 [세상&]

올해 2월까지 두 달 간 누적 사건 접수 747건
향후 비슷한 추이 이어지면 연간 4000여건↑
재판소원 제외해도 최다 접수 기록 갱신 추세
헌재 사건 가장 많았던 때는 2020년 3241건
지난달 30일까지 재판소원 사건은 256건 접수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헤럴드DB]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올해 헌법재판소의 접수 사건 수가 재판소원 사건을 제외하고도 연간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판소원 도입 전인 올해 2월까지 두 달 간 700건이 넘는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슷한 추세로 사건 접수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연간 접수 4000건대를 기록하게 된다.

4일 헌재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까지 올해 접수된 사건은 총 747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헌법소원심판 사건이 741건으로 기본권 침해 관련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심판 사건이 658건, 법률의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심판 사건이 83건으로 집계됐다. 그밖에 위헌법률심판 사건 5건, 권한쟁의심판 사건 1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1월과 2월 두 달 간 접수된 사건 수를 기준으로 향후 접수 추이가 비슷할 것으로 가정하면, 올해 연간 4400건이 넘는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2월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달보다 일수가 적고, 명절이 있었는데도 올해 초반 접수 추이가 ‘역대급’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는 헌재가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사건을 접수했던 지난 2020년보다 많은 수치다. 헌재의 연도별 접수현황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확산으로 각종 방역정책이 시행됐던 2020년에 3241건을 접수해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2일 개정 헌재법 시행으로 재판소원제가 도입되면서 접수 사건 증가에 대한 헌재의 우려는 더욱 커진 상태다. 이전까지 헌재에서 심리하지 않았던 법원의 확정 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되면서 법조계는 물론 헌재 내부에서도 심리하게 될 사건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헌재에선 재판소원 도입으로 연간 총 1만~1만5000건의 사건이 새로 들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소원이 시행되기도 전인 지난 2월까지 두 달 간 사건 접수 추세만으로 역대 연간 최다 접수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헌재 통계에 따르면 2월 28일 현재 미제 사건 수는 1408건이다. 헌재법은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 기간을 넘겨 심리 중인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분류한다. 사형제 헌법소원 사건 등 주요 사건은 여전히 결론이 날 기미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사형제 헌법소원 사건의 경우 2019년 2월 접수 후 심리 기간만 7년을 넘겼다.

사건 폭증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헌재는 예산 확보를 통한 인력 충원 등 후속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헌재 내부에선 특히 헌법연구관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견급 연차의 헌법연구관들이 재판소원 사건 업무에 집중적으로 투입되면서, 기존 사건들에 대한 처리 속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앞서 헌재는 재판소원 시행 직후 사건 접수가 폭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 심사 절차 강화를 위해 경력 15년차 안팎의 헌법연구관을 재판소원 사건에 대거 배치했다. 이전까지는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3년차 안팎의 헌법연구관 7명이 사전 심사 업무를 맡았는데, 헌재는 부장급에 해당하는 헌법연구관 8명에게 재판소원 사건 심사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시행 초기 사건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재판소원 시행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총 256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 같은달 24일에는 26건, 31일에는 48건의 사건이 각하됐다. 헌법재판관 3인이 참여하는 지정재판부 단계 사전심사에서 모두 각하된 것이다. 현재까지 9인의 헌법재판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로 회부된 사건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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