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신간] 시장의 심판자들

시장의 심판자들/송병철·이대희·채희선·양영경·김민정·김세훈 지음/박영사

▶시장의 심판자들(송병철·이대희·채희선·양영경·김민정·김세훈 지음, 박영사)=시장 경제 아래에서 기업들은 혁신과 경쟁을 통해 성장을 일궈낸다. 하지만 이면에는 담합과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질서 왜곡이라는 ‘반칙’들도 존재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출입 기자 6인이 쓴 책 ‘시장의 심판자들: 기업 권력과 격돌한 공정위의 치열한 기록’은 이러한 거대 기업들의 은밀한 공모와, 공정한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 시장의 심판자로 나선 공정거래위원회의 끈질긴 추격전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시장 시스템의 핵심 질서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경제법을 현장 기자들의 통찰력이 버무려진 적절한 비유와 쉬운 언어로 풀어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라면,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에서부터 거대 IT 플랫폼의 알고리즘 조작까지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경쟁법의 작동 원리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생생하게 그려낸 지점도 흥미롭다. 저자들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쟁법의 현장을 생생하게 체감하고, 거대 기업 권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 삶 속 진짜 시장 경제의 규칙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김하율 지음, 상상스퀘어)=“니나는 지구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인간 친구들이 있었다. (중략) 떠나온 행성에게인지, 정착한 행성에게인지 알 수 없었으나 니나는 작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녕, 나의 행성.”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인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니나의 이야기다. 니나는 처음 만난 인간인 한국 여공의 모습을 취해 살아간다. 처음에는 생존을 목표로 살아가지만 점차 인간에게 감정을 배우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어 타자를 이해하려 애쓴다. 근로자와 사용자, 치매를 앓는 부모와 업둥이 자녀, 인간과 비인간 등 다양한 층위를 통해 ‘관계’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소설에는 한국으로 대변되는 지구와 인간에 대한 비판과 애정이 동시에 담겨 있다. 나나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이를 위해 개인적·사회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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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의 온기(김혜진 지음, 창비)=장편소설‘ 딸에 대하여’로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후보에 오른 소설가 김혜진이 낸 네 번째 소설집이다. 그간 개인과 사회의 접점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와 거기서 비롯된 균열을 응시해 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거리를 두지만 결국은 손을 내밀게 되는 보통의 우리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표제작인 ‘달걀의 온기’는 아버지의 고향에서 자꾸 마주치는 ‘민지’를 통해 어린 시절 자신이 내던진 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비로소 스스로를 돌보게 된다. 즉 하나의 달걀처럼 단절됐던 자기 세계와 바깥 세계가 만나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그 외에도 소설집에는 김유정문학상 대상작인 ‘푸른색 루비콘’과 함께, 최근 주목받은 화제작 ‘빈티지 엽서’, ‘관종들’ 등도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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