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LED시장 한인기업 메가LED테크놀로지 주목

10여년전까지만해도 미국내 옥외간판(Outdoor Display Sign)에서 발광다이오드(LED)패널을 활용한 광고판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에너지효율과 친환경 정책이 강조되면서 LED 기술이 전통적인 조명산업의 대세로 자리잡게 된 2010년 이후 미국의 LED광고판 시장규모는 2013년 48억달러였으나 연평균 15%씩 성장, 오는 2020년에는 200억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인커뮤니티에서도 여러 간판업체들이 LED를 활용하고 있지만 그 시장규모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여년 가까이 메인스트림 시장을 상대로 빅플레이어들과 경쟁해왔던 한인 LED 디스플레이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메가LED테크놀로지(이하 메가 LED)’가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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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LED 쇼룸

이달초 열린 제42회 LA한인축제에서 각종 공연프로그램이 진행된 중앙 무대를 지켜본 관객들은 무대 뒤편과 좌우 철제 기둥을 휘감은 현란한 LED전광판에 탄성을 자아냈다. 햇빛이 쨍쨍한 한낮에도 선명한 화면과 글자가 비쳐졌던 것이다.

어두운 실내극장이나 야간 무대에서나 이용되던 전광판이 LED기술에 힘입어 대낮부터 공연의 효과를 상승시켜줌으로써 행사 몰입도가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한인축제 무대의 LED전광판이 바로 ‘메가LED’의 제품이었다. “전에는 대형 스크린을 사용했지만 공연 무대에서 LED를 활용하기는 한인축제 사상 처음이었다”라고 메가LED의 오디오&비디오 부문 조쉬 김 대표가 들려준다.

메가LED는 2006년 10월 사이먼 박 사장에 의해 설립돼 지난해까지만해도 디지털 디스플레이패널 제작 사업에 치중해왔다. 박 사장은 1990년대초 동전을 넣는 방식의 노래방 기계를 보급, 한인사회 관련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광운공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80년대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게임기(오락기) 사업으로 일찌감치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이 일본의 세가(SEGA)나 닌텐도 등과 손잡고 뛰어들자 미련없이 털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전공과 한국내 사업경험을 살려 한국의 유명 노래방 기계 제조업체들의 협조를 얻어 미국내에서 기반을 닦은 뒤 손은 댄 것이 디지털 간판사업. 메가LED를 차린 것이다. LA코리아타운 올림픽 대로와 버몬트가 교차하는 사거리의 쇼핑몰 2층에 간판을 걸고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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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운타운 인근에 있는 본사 공장에서 LED패널 작업을 살피고 있는 사이먼 박 메가LED테크놀로지 사장

“신문 방송에 한달 광고비만 3만달러 이상씩 퍼부으며 운영했는데 아무래도 한인커뮤니티에서 그런 식으로 비즈니스하는 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박 사장은 광고를 중단했다. 메가LED라는 상호이름이 한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건 1년도 채 안됐다. 하지만 박 사장은 그때 메가LED를 주류시장에 알리는데 열중했다. 구글을 비롯한 온라인의 모든 플랫폼을 활용해서 메인스트림 시장에 제품소개를 하며 웹사이트를 통해 딜러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온라인 견적을 발행하는 한편 5년 워런티 정책 등 경쟁업체에서 하지 않는 서비스를 강화해나갔다.

미 전역의 호텔, 지방정부, 병원, 쇼핑몰 등이 고객리스트를 채워나가더니 지난해 11월에는 플로리다에 있는 연방항공우주국(NASA)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선 발사 때 카운트다운을 나타내는 아날로그 전광판시계를 디지털 LED로 교체해달라는 주문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기술과 품질,서비스가 인정되지 않으면 거래할 수 없는 곳이 고객이 됐다는 것은 메가LED가 미국내 주류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올랐는지 잘 설명해주는 사례일 것이다.

다음달 라스베가스의 자동차 부품쇼 SEMA와 내년 1월 세계최대 가전쇼 CES에서 주요 대기업의 디스플레이 작업을 맡았는가 하면 내년 LA연꽃쇼(Lotus축제)의 공식지정업체가 된 것 등 주류시장의 반응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박 사장은 지난 7월 오디오&비주얼 부문을 론칭, 공연제작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조쉬 김씨를 대표로 영입했다.최근 LA인근지역 카지노에서 성행하는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중 상당수가 메가LED의 디스플레이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데서 오디오&비주얼 사업부문의 영업확장성을 간파한 박 사장의 비즈니스적인 통찰력을 읽을 수 있다.

메가LED설립 당시 한인타운 한복판에 있던 1000스퀘어피트 규모의 회사는 지금 LA다운타운 인근 3만 스퀘어피트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오는 12월초 산타페스프링스에 8만 스퀘어피트 공간을 얻어 또 자리를 옮긴다.LED간판 시장의 성장속도만큼이나 메가LED의 확장 또한 괄목상대하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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