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나 마타타’ 아프리카 모욕 논란

“스와힐리어 부당하게 상표등록” “식민주의적” 10만명 반대 청원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사진>의 주제곡 중 하나인 ‘하쿠나 마타타’가 아프리카 문화 모욕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사인 디즈니가 자신의 창작물이 아닌 아프리카의 언어를 부당하게 상표로 등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라이온킹’의 실사판을 제작하고 있는 디즈니에 상표 등록 포기를 요구하는 전세계인들의 인터넷 청원이 21일 10만명을 넘어섰다.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는 ‘문제 없어, 걱정하지마’라는 뜻으로 아프리카 주요 언어인 스와힐리어다. 디즈니는 지난 1994년 라이언킹 애니메이션을 내놓으면서 ‘하쿠나 마타타’에 대해 법적으로 유효한 상표권을 설정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스와힐리어 사용자를 중심으로 디즈니의 상표권 포기 요구가 시작됐다. 온라인 청원은 디즈니의 상표등록이 ‘문화적 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은 디즈니가 창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적재산권 침해가 없을뿐 아니라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공격이라는 항변이다.

처음 청원을 제기한 짐바브웨 국적의 활동가 셸턴 마팔라는 “하쿠나 마타타에 대한 디즈니의 상표권은 탐욕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식민주의이며 강도 짓”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표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원은 지적재산권과 상표권에 대한 혼돈이 부풀려진 것으로 이해한다.

‘하쿠나 마타나’와 같은 특정 어휘는 회사가 보유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이용을 막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런 까닭에 ‘신이 나서 외치는 소리’인 야후(Yahoo)나 ‘사과’라는 뜻의 애플(Apple)과 같은 기업이 상표권을 등록하더라도 해당 표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용을 제한할 수 없다.

디즈니의 홍보 담당자도 “하쿠나 마타타에 대한 디즈니의 상표권은 일반인들의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카드프 로스쿨에서 상법을 가르치는 필립 존슨 교수는 “상표권은 상업적인 공간에서 의미 있을 뿐”이라며, “상업적인 공간을 넘어 일반인들은 자유롭게 해당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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