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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능숯불갈비의 영구냉면 ⓒ2011 Koreaheraldbiz.com | |
내려쬐는 햇볕 아래서 기력은 물론 입맛까지 잃기 쉬운 계절이다.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에 밥 숟가락을 들어올릴 힘마저 쭉 빠져버린다. 이쯤되면 점심 메뉴 고르기가 고역이 되는 상황. 시원한 면류로 기분도 업, 입맛도 업 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더위를 물리칠 만한 LA한인타운 식당가의 차가운 국수 메뉴를 골라봤다.
▶냉면=여름철 뿐 아니라 사계절 한국인의 대표 면음식이 냉면이다. 평양식과 함흥식으로 구분되지만 LA 한인타운에서는 각각의 냉면으로 전문성을 가진 식당은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워낙 백화점식 메뉴로 차림표를 갖추기 때문이다. 그래도 냉면 맛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곳을 꼽는다면 최근 웨스턴가에 문을 연 태릉숯불갈비의 ‘영구냉면’이다. 선보인 지 한달 남짓인데 벌써부터 입소문이 자자하게 퍼져 평일에는 600~700그릇, 주말에는 1,000그릇 가까이 팔리는 LA 식당가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한국의 대형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하루 7천그릇씩 뽑아내며 25년 세월을 냉면만 조리해온 주방장이 즉석에서 면을 뽑아내고있다. 엄선된 사골 사태를 우려내 깊은 맛을 내는 것은 물론 최고급 과일을 사용해 새콤달콤한 맛까지 더했다. 매콤한 비빔냉면도 단호박을 갈아넣어 달콤한 맛을 배가 시켰다.비빔 냉면의 양념은 잃었던 입맛을 순식간에 되찾아준다. ‘반’과 ‘소향’의 평양냉면도 육수맛이 일품이다. 특히 소향의 평양냉면은 육수를 살짝 얼려 서브하기 때문에 더욱 쫄깃만 면발을 즐길 수 있다.
▲ 용궁의 중국식 냉면 ⓒ2011 Koreaheraldbiz.com
북경요리의 명가 용궁에서 선보이는 중국냉면은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닭의 살과 뼈를 푹 고아낸 후 기름을 쏙 빼낸 맑은 육수에 오향장육, 해파리채, 새우, 계란지단, 오이채, 표고버섯, 당근 등 일곱가지 고명을 얹어 내놓는 중국냉면은 재료의 조화로 어우러지는 맛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데 그만이다. 중국냉면이 맑은 닭고기 국물을 육수로 쓰는 것은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 용궁의 주방장 왕길용씨는 “중국냉면은 대중화된 음식은 아니지만 맛을 아는 미식가들이라면 여름철 꼭 챙겨 먹는 별식”이라고 강조했다. 몸이 거뜬해 질 정도로 원기 회복에 뛰어난 효능을 가진 음식인 중국냉면은 식성과 취향에 따라 땅콩버터와 겨자, 두 가지 소스를 넣어 먹을 수 있어 더욱 색다르다.
▲ 마당국수의 콩국수 ⓒ2011 Koreaheraldbiz.com
▶콩국수= 여름이면 떠오르는 단골 메뉴인 콩국수는 고소하고 걸쭉한 콩국을 한 사발 가득 쭉 들으키면서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 뱃속이 든든해 기력보충이 절로 되는 듯하다. ‘마당국수’에서는 신선한 콩국수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콩을 삶은 후 오래 두지 않는다. 또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그 때 그때 면을 삶고 콩을 갈아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마당국수의 콩국수는 투고(테이크아웃)해서 먹어도 신선하고 풍부한 콩국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이유다. 보통 콩국수 외에도 메밀, 쑥, 도토리, 호박 콩국수 등 다양한 풍미로 즐길 수 있다. 시원한 해물 칼국수로 평판이 좋은 ‘내고향 해물 손칼국수’의 콩국수도 한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방콩(메주콩)이 아닌 껍질은 까맣고 속은 녹색인 속서리태(일명 두렁콩)를 사용해 갈아내기 때문에 콩국물과 면색깔이 연푸른빛을 띤다. 작은 새알을 곁들여 내놓는데 콩국이 워낙 걸쭉해 속이 든든하다.주문 받아서 콩국을 갈아내기 때문에 다른 메뉴에 비해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기다릴 만한 보람이 맛으로 돌아온다.
▶동치미 국수 =LA 한인타운 구이전문점의 원조격인 ‘길목’의 동치미 국수는 워낙 유명하다. 고기를 먹고 느끼한 맛을 없애기 위해 개발된 동치미국수만 맛보기 위해 ‘길목’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달지 않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소면을 넣고 파와 오이, 토마토를 곁들인다. 언뜻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재료들이지만 한 데 어우러져서 깔끔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뒷맛을 낸다. 더운 날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시원한 뭔가를 먹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추천(강추)이다. 이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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