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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도착하자마자 한인 마켓 여러곳을 둘러보니 중국산 조기가 영광굴비로 둔갑해 있더군요. 이러한 시장 상황을 파악해 정통 영광굴비가 어떻게 해외 수출전략을 짜야할 지 방안을 세울 겁니다”
짭쪼롬한 ‘밥도둑’이라는 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군이 해외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부쳤다.
영광군은 24일부터 26일까지 LA한인타운 소재 한국 농수산특산품 전문매장인 ‘울타리 몰’이 개최하는 전시회에 강영구 부군수를 단장으로 장철수 농산물 판매팀장 등 5명의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 그동안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해외 진출 노력에 소극적이었던 데서 벗어나 상당히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뚫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굴비는 한때 4천억원 규모의 내수시장이 반토박 나 2천억원대로 줄었습니다. 시장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지요.”
강영구 부군수는 영광군의 농수산 특산물 가운데 으뜸인 굴비 수출에 관한 전략부터 풀어나갔다.
“사실 굴비 자체는 해외에서 외국인에게 어필하기 쉽지 않습니다. 요즘은 한국내 젊은 층 조차 굴비구이를 그닥 선호하지 않거든요.”
결국 판로는 굴비 가공기술에서 시작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굴비의 살을 발라내 고추장굴비 등 간편제품화하고 서양인의 입맛을 고려해 ‘치즈 굴비’도 개발 중이라고 소개한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러가지 굴비 가공제품을 개발하는 가운데 2년전에는 할랄식품 인증을 따내는 등 해외진출에 따를 현지화 절차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천년의 빛’을 군의 슬로건으로 삼고 있는 영광은 굴비 못잖게 천일염이 유명하다. 천일염 또한 트렌드에 맞춰 기능성 소금으로 제품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최근 비트 재배 농가를 육성하면서 천일염과 비트를 혼합한 ‘비트 소금’ 등이 대표적인 기능성 소금이다.
굴비와 천일염을 비한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기능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하는 한편 해외 한인동포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모싯잎송편과 모시인절미 수출 물량도 늘리고 있다. 영광군에서 지천으로 자라나는 모시풀과 쌀, 영광산 천일염을 조합해 만들어낸 모싯잎 송편은 2000년대 60억원대의 판매규모가 최근 300억원대를 넘어설 만큼 굴비와 함께 영광군의 지역 먹거리로 발돋움하고 있다. 미국 서부지역의 키트레이딩은 최근 영광 모싯잎 송편과 인절미 30만달러 어치 물량 1차분을 선적, 다음달부터 남가주 한인마켓에 출시하게 된다.
영광군 시장개척단은 울타리몰 기획전 현장에서만 굴비와 천일염, 젓갈 등 5만달러어치를 판매했다. 아울러 이커머스 공룡인 아마존의 벤더들과 상담회를 갖는 한편 10여개 마켓과 유통업체들과 상담회를 진행, 오는 9월쯤 김준수 군수가 직접 방문해 정식 계약과 협약서 등에 서명할 예정이다.
강 부군수는 “서부 한식세계화협회와 협력해 LA지역 한식당에서 굴비 젓갈 등의 특산품 시식회를 갖는 한편 ‘영광군 특산품 상설매장’을 LA에 개설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광군은 법성 단오제, 상사회축제, 청보리 축제, 고구사리 축제 등 명성이 높은 지역 행사 외에도 지난 2012년부터 전동스쿠터나 전기자전거 등 e-모빌리티 산업을 지역의 미래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 26일부터 5일 동안 e-모빌리티 엑스포를 개최하는 가하면 2022년 모빌리티 국제엑스포를 유치, ‘영광의 글로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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