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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감소 때문일까? 한인은행들이 경비절감을 위한 감원 혹은 신규 채용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한인은행 중 업계 1~3위인 뱅크오브호프, 한미 그리고 퍼시픽시티(이하 PCB)는 이미 직원수를 소폭 줄였다.
자산규모 최대인 뱅크오브 호프는 지난 2분기 현재 전년 동 1504명이었던 직원수가 47명이 줄어든 1457명이다. 1분기(1482명)에 비해서도 더 줄어 인원감축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한미은행도 직원 수 623명으로 1분기 618명에 비하면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661명과 비교하면 감소했다. 퍼시픽 시티 뱅크 또한 직원 수 248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6명이 늘었지만 1분기에 비해 직원이 4명 줄었다.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의 경우 현재 전국 지점을 늘리기 보다는 효율성을 위한 통폐합을 우선하고 있어 직원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PCB는 타 주 영업망 확장에 따라 직원을 늘릴 수 있지만 지난 수년간 소규모 지점, 소규모 고용을 이어왔음을 볼 때 큰 폭의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Cbb, 오픈, US 메트로 등은 은행별로 직원이 전년동기 대비 10~30명 가량 늘었지만 이들 은행 모두 상장과 확장 등으로 고용 필요성이 컸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기대 이하이며 하반기 고용 계획도 예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 본점을 둔 우리 아메리카와 신한 아메리카의 경우 직원 수가 늘었지만 이는 미 금융당국이 해외 은행들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등 준법감시(Compliance) 감독 수위를 높인 것이 그 이유여서 자발적 고용으로는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미 서부지역 10개 한인은행들의 풀타임 직원수가 2분기 현재 3361명으로 1분기 (3363명) 대비 2명 줄어든 것도 은행의 고용 트렌드를 나타내는 부분이다.
한인은행의 한 간부는 “최근 이자수익 및 대출 그리고 순익 등이 감소하며 경비 운영에 압박을 받고 있다”며 “바람직한 방법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가장 손쉬운 감원이나 신규 채용 중단, 축소로 긴축 경영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IT 기술이 크게 발전하며 업무 상당부분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도 직원을 줄이거나 고용을 늘리는데 소극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라며 “단 한인은행 대부분이 아직은 타주 지점망 확장 등 영업망을 늘릴 필요성이 있어 직원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의 감원 트렌드는 한인은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들 역시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 은행 HSBC, 씨티, 도이체 방크 그리고 바클레이스 등은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3만명 이상을 감원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2분기에만 전체 인력의 4%에 해당하는 3000명을 감원했고 HSBC도 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도이체 방크의 경우 전체 인력의 20%인 1만 8000여명이 감원 대상이다. 씨티그룹은 타 은행에 비해 감원 대상이 적지만 이 역시 수백 명 이상에 달한다. 투자은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품·증권 거래 분야 일자리 역시 지난 2분기 현재 전년대비 2%이상 감소했다. 은행과 합하면 전체 투자은행 일자리 중 6%가량이 사라진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감원에 나선 것은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저하, 채권금리 및 주식&상품 거래 감소, 인공지능을 통한 IT 기술의 발달 등이 그 이유다. 특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한 유럽 은행들은 감원이라는 가장 손쉽고 빠른 절약 법을 택하기 시작했다. 미국 대형 은행주 주식을 추적해 지수로 산출하는 KBW나스닥은행지수와 유로스톡스은행지수는 미국 10년물 국채가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해 11월 이후 각각 5%와 16% 하락하며 지난 3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를 감안하면 지속적인 감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