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서울 20억 이상 주택 거래 1.5배 늘었다

20억원 이상 매매건 2018년 1757건→2019년 2667건

15억원 이상 거래 강남 3구, 마·용·성에서 90%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SK뷰’ 올해 개별공시지가에서 주거부문 최고가를 차지한 바 있다. [사진=성연진 기자]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2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건이 전년에 비해 1.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초고가 아파트 기준으로 정한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건수도 40% 이상 급증했다.

헤럴드경제가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시내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서울에서 신고된 2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매매 거래건은 2667건으로 지난해 1757건에 비해 51.79% 증가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전면금지 대상으로 밝힌 15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면, 6833건이 거래되며 전년 4785건에 비해 42.80% 늘었다.

이 같은 고가 아파트 거래 증가는 서울 시내의 뉴타운 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30~40대가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늘자 가격이 올랐고, 가격이 오르자 자연스레 고가 아파트 거래가 증가했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시내 아파트 중위가격은 11월 기준 8억8000만원으로 정부가 정한 고가 주택 기준 가격 9억원에 근접해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한 ‘부동산 양극화’로 모아진다.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를 서울 25개 자치구별로 분석한 결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만 5456건이 일어났다. 서울시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의 79%에 해당한다. 이를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확대할 경우에는 6122건으로 89.59%에 달했다. 사실상 서울 시내 6개구에서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 10건 중 9건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집포자(집을 포기한 자)’, ‘청포자(청약을 포기한자)’ 등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는 부동산 계급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수요분산과 공급확대 모두를 잡지 못하면서, 전국민이 집값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고가 주택에 사는 이들을 일제히 투기꾼으로 선을 그을 것이 아니라, 재개발, 재건축이 많았던 마포에서 볼 수 있듯이 수요가 많은 직주근접 지역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양극화는 보다 정교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처음으로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2018년에는 3개구(강북·관악·도봉)에서 고가 아파트 거래가 0건이었으나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모든 구에서 고가 아파트 거래가 일어난 것이다.

반면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없는 구는 오히려 8개구에서 10개구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9억원 이상 거래가 고루 분포된 데 반해, 15억원 이상 거래가 강남 3구와 마용성에 집중된 것은 이른바 입지가 더 좋은 지역으로 ‘갈아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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