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한인은행 실적 전망 ‘먹구름’…”부실 경영 탓” 목소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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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한인은행들의 실적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오픈뱅크를 제외한 3개 상장 한인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별 로는 오는  22일 실적을 공개하는 뱅크오브호프가 직전분기(34센트)는 물론 전년동기 (35센트) 를 크게 31센트의 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뱅크오브 호프측은 실적 발표 다음날인 23일 투자자들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2019년 합산 실적을 공개할 계획인데 벌써부터 주가 하락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거센 불만이 쏟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장 마감 후 나란힌 영업 실적을 발표하는 퍼시픽시티(이하 PCB)와 오픈뱅크의 실적 전망은 희비가 엇갈린다. PCB가 3분기(주당 42센트) 및 2018년 4분기(주당 41센트) 대비 크게 하락한 주당 39센트의 순익이 예상된 데 비해 오픈뱅크는 한인 상장 은행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주당 23센트) 대비 개선된 실적(주당 25센트)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 발생한 부실대출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한미는 오는 28일 영업 실적을 공개한다. 한미의 지난해 4분기 수익은 직전 분기의 주당 40센트에 비해 3센트 늘어난 주당 43센트의 순익으로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당 46센트에 비하면 여전히 순익 개선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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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높이지 못했음에도 분기별 배당처럼 쉽게 그만둘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다. 자사주 매입의 실패를 메울만한 호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큰 반등 포인트가 보이지 않는다.

한인상장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 예상과 달리 기준 금리가 인하됐고 4분기의 경우 계절적 요인에 따라 한인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대출 자체도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기대만큼 순익을 낼 수 없었다. 2019년 전체 순익 역시 2018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올 한해도 최대한 지출을 아끼는 방향으로 긴축 경영에 나서야 하는데 직원은 물론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 경영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상장 한인은행들의 실적 부진은 결국 경영 실패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6대 은행이 역대 최고치인 1200억 달러에 달하는 순익을 올리며 순항했다는 사실에 견줘 지나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21% 증가한 85억달러로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역시 364억 달러로 은행 출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인 상장은행에 투자한 익명의 주주는 “지난해 미 대형 은행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세율 20%에서 18%로 인하)으로 약 120억 달러의 세금을 절약해 엄청난 수익을 쌓았는데 한인 은행의 실적만 떨어졌다는 것은 경영능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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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규모와 수익 구조가 글로벌 마켓을 가진 대형은행과 다르기는 하지만 한인 상장은행들이 기본적인 수익모델과 시장변동성 등을 바탕으로 보다 냉정하고 정확한 자가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실적이 부진한데도 배당금으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한편으로는 경영진과 이사진의 보수를 올리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신규고객을 찾고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마케팅 비용마저 대폭 삭감, 경비절감이라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는 것은 해석의 여지조차 찾을 수가 없다.

모건 스탠리의 CEO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연봉과 기타 급여를 200만 달러나 낮추는 상황에서 한인은행들의 경영진과 이사진들도 뭔가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으면 은행을 단지 사적인 재산증식 수단으로 이용할 뿐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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