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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시작인 듯 한데…”
LA 인근에 소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건물주 양 모씨는 이달 아파트 렌트비 수령액을 바라보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세입자의 상당수가 렌트비를 연체하거나 일부만 납부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동산 브로커지 CBRE의 자료를 인용한 LA 데일리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렌트비 미납은 이번 달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례로 4월 LA 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약 2500만 유닛 중 렌트비를 완납한 비율은 90%, 남가주 전체로는 85~92% 였는데 이는 평소 납부율 98%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LA와 OC 지역에서 렌트비를 미납한 10%를 세분하면 6%가 일부 금액만을 납부했고 나머지 4%는 렌트비 자체를 내지 않았다.
아파트 전문 관리업체의 한 매니저는 “코로나 19로 인한 수입감소로 렌트비를 내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며 “미납율 10%는 생각보다 낮은 수치지만 일부의 우려대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렌트비 미납율이 40%선에 도달할 경우 세입자는 물론 건물주들도 건물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주들은 일부 전액 현금 구매자를 제외하면 모기지 대출 이자율과 원금, 건물 관리비 및 예비 비용 그리고 세금까지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렌트비를 미납해도 유예나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받는 세입자에 비해 부담이 더욱 크다. 세입자는 물론 건물주를 위한 보호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렌트비를 미납하거나 연체하는 비율은 가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전국다세대주택협의회(NMHC)의 지난주 조사 결과 미 전역에 거주하는1150만 유닛의 세입자들 의 렌트비 납부(부분 납부 포함)비율은 84%로 코로나 19 이전의 납부율 90~91%를 7% 포인트 밑돌고 있다.
한편 렌트비 미납은 상업용 건물이 더욱 심각하다. 현재 미국내 쇼핑센터의 렌트비 평균 납부율은 10~25%에 그치고 있다. 에센셜 비즈니스로 분류된 그로서리나 약국 등의 비즈니스가 주요 앵커 테넌트로 있는 몰 조차도 납부율은 50~60%선에 머물고 있다.
상업용 건물 관리 업체 관계자들은 “만일 지금과 같은 상황이 몇 달간 지속되면 정상적 운영이 힘들게 돼 건물 자체가 문을 닫는 일이 불가피하게 된다”라며 “금융기관 차원을 넘어 로컬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