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은 4월 30일 올해 1분기 235만달러, 주당 8센트의 순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당 29~30센트를 전망했던 월가 예상치는 물론 전분기(308만달러, 주당 10센트)와 전년동기(1467만달러, 주당 48센트) 대비해 각각 23.8%, 84%씩 큰 폭으로 감소한 부진이다..
은행 측은 발표된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지만 이는 1분기부터 기대신용손실(Current Expected Credit Loss, 이하 CECL)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실적에 적용해 예비 비용을 추가했고 여기에 그간 쌓아온 대손 충당금을 지난해 발생했던 부실 대출의 손실 처리 비용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은행의 설명대로 1분기 실적에는 CECL 과 손실처리 (2750만달러)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이를 통해 코로나 19에 따라 예상되는 실적 감소에 미리 대비하고 지난해 발생한 부실 대출로 인한 손실도 처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손해라고만은 볼 수 없다.
실례로 충당금 추가비용을 모두 제외한 분기별 수익만을 보면 전분기 대비 오히려 15.8%가 증가했다.
순익이 급감했지만 대출에서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다. 한미의 1분기 총 대출은 45억 4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4%, 전년동기 대비 0.7% 감소하는 것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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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분기부터 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SBA 대출이 코로나 19사태에 따라 사실상 잠정 중단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상업용 부동산과 리스 시장 등도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심각한 연체문제가 우려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데 있다.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예대율이 높을수록 대출금이 예금보다 더 많아 은행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급증의 원인이 되고 있는 예금도 45억 8000만달러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2.5%와 4.9% 감소했다. 고금리 이자 상품 등의 점유율이 줄어든 것은 일면 긍정적이지만 예금 감소로 예대율이 위험수준인 97.1%까지 상승하며100% 이하 유지에 힘쓰고 있는 예대비율을 지키기가 점차 힘겨워지고 있다. 이외에 무이자 예금과 머니마켓 그리고 세이빙 등이 함께 감소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미의 1분기 현재 총 자산은 46억 2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4%,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반면 부실 자산은 5230만달러(전체 0.93%)로 전분기 6380만달러 (1.15%) 대비 감소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각종 지수는 모두 분야별로 수치가 엇갈렸다. .
순이자마진(NIM)은 3.36%로 전년동기 3.51%보다 악화됐지만 전분기 3.32% 대비로는 개선됐다.
자기자본수익률(ROA)은 전년동기 1.09%와 전분기 0.22%에서 0.17%로 더욱 내려갔고 자산대비 수익률(ROE)은 1.69%로 전분기 2.15%는 물론 전년동기 10.62%에서 크게 후퇴했다.
효율성 비율은 전분기 67.31%에서 61.89%로 개선됐지만 은행 목표치인 60%를 밑돌던 전년동기(56.83%)에는 미치지 못해 개선점을 남겼다
한미은행의 바니 이 행장은 “코로나 19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어려움이 많지만 한미는 지난 1992년 LA 폭동과 2008년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위기 등 다양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미 중소기업청(SBA)이 PPP 프로그램 등을 적극 지원하는 등 고객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은행은 다음달 1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LA 한인타운 소재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2020년 주총을 개최할 계획이다. 단 코로나 19에 따른 위험이 아직 높다고 생각될 경우 온라인 주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