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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식량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공급과 소비 모두 차질이 빚어지면서 논과 밭에는 팔리지 못한 곡물이 썩어가는 동시에 한편에선 치솟은 가격 탓에 굶주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수출제한, 운송 차질, 가공공장 중단 등으로 가장 식량이 풍부해야 할 시기에 전 세계 식량 공급이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일부 국가가 필수 식량의 해외 반출을 금지한데다 무역길마저 막히면서 식량 수입국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농산물이 제때 농장에서 시장으로 혹은 가공 공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밭에서 썩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여객기의 85%는 멈춰선 항태이며 화물항공 수송능력은 약 35% 감소했다.
농산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쌀인덱스는 톤당 220선 초중반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250선까지 올랐다. 세계 3위 살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 3월 쌀 수출을 모두 중단했으며 이어 미얀마와 캄보디아도 쌀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다. 밀인덱스 역시 한때 190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최근엔 230선 돌파를 눈앞에 눈 상황이다.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오는 7월까지 수출을 금지한 상태다.
반면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소득이 줄어든 취약계층은 식량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WSJ은 유가 하락으로 석유 수출에 의존한 이머징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해 식량 수입에 더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 의존도가 높은 국가도 마찬가지다.
아리프 후세인 세계식량계획(WF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식량위기는) 수요나 공급 위기 둘 중 하나였다”면서 “하지만 이번엔 공급과 수요 동시의 위기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WFP는 올해 최대 30개국이 기근에 직면할 수 있으며 1억3000만명이 추가로 기아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부유한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농산물 수출국으로, 충분한 식량을 자체조달할 수 있어 식량부족사태를 겪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전체 CPI는 전달보다 0.8% 하락했지만 식료품물가는 같은 기간 2.6%가 급증했다. 한 달 상승률로는 1974년 이후 46년 만에 최대다.
CNN은 “코로나19가 식품 공급망을 붕괴시켜 슈퍼마켓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류 가공공장 종사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시작하자 수급 불균형은 더 불안정해졌다”고 지적했다.
WSJ은 전 세계가 봉쇄조치를 풀면 물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 식량 공급이 회복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이 기존 식량 재고뿐 아니라 파종과 수확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세계적인 식량 위기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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