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백악관 인근 천주교 시설 세인트 존 폴(성 요한 바오로) 2세 국립 성지를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전날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에 이어 이틀 연속 종교시설을 찾은 것이다. 흑인 사망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 강경 진압 방침을 놓고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종교시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촬영 때 어두운 표정을 한 멜라니아 여사에게 웃으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맞붙게 될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40년 동안 정치했지만 아무 것도 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흑인사회를 위해선 자신이 더 많은 일을 했다고 부각하면서다.
경찰의 강압 체포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전국적 항의시위 국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리더십이 주목받자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시위 엄단 방침도 재차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졸린(Sleepy)조’는 지금 해답을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날 필라델피아 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인종차별주의와 뿌리 깊은 경제적 불평등을 다룰 순간이 왔다”며 “11월 대선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경찰 개혁의 시급성 등을 강조해 주목받자 맞불을 놓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약함으로는 무정부주의자와 약탈자, 폭력배를 결코 물리칠 수 없다”면서 “조는 인생을 통틀어 정치적으로 나약했다. 법과 질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을 위한 업적도 나열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흑인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흑인 사회를 위한 실질적 정책을 편 건 본인이라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그는 “나의 행정부는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 어떤 대통령보다 흑인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했다”며 ‘기회 특구(Opportunity Zones·저소득 지역 투자 때 세금 감면)’ 법안 통과, 흑인대학(HBCU) 자금지원, 형사사법 개혁을 거론했다.
아울러 “역사상 가장 낮은 흑인 실업률·빈곤률·범죄율을 기록하고 있고,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흑인을 위한 정책을 더 내놓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경제적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라는 흑인의 목소리가 분출하자 이에 대응하려는 걸로 읽힌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흑인을 위한 경제 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혀 대선주자간 흑인표심 잡기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시의 약탈·방화 등 폭력시위 양상을 전하면서 민주당 소속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뉴욕)34번가에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은 세계에서 단일 백화점으론 가장 규모가 크고, 뉴욕시 자존심 중 하나인데 어제 폭력배들이 커다란 전면 유리를 모두 파괴했다”며 “주방위군을 투입하라”고 했다. 뉴욕시가 약탈자와 밑바닥 인생, 인간 쓰레기들에게 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보수 지지층에 법과 원칙을 지키는 대통령이란 인식을 심기 위해 독설도 마다하지 않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리 움직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요양원의 끔찍한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시의 통행금지 시작시간도 오후 7시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시는 전날 1943년 이후 처음으로 통행금지를 실시했다. 애초 시간은 오후 11시~오전 5시까지였는데 이후 시작시간을 오후 8시로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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