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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아파트 시장에 변화를 불러 오고 있다.
리서치 업체 MRI의 최근(5월 기준) 조사 결과 지난 2월 이후 크레딧 카드를 통해 렌트비를 지급하는 세입자의 비율이 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와 5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렌트비는 보통 크레딧 카드가 아닌 수표 혹은 체킹 어카운트로부터의 자동 이체가 일반적이다. 렌트비 자체가 비싼데다, 전액 납부가 어려울 경우 이자가 더해지고 여기에 크레딧 한도까지 줄이기 때문이다.
MRI와 현장 관계자들은 크레딧 카드를 통한 렌트비 납부 증가의 원인을 세입자들의 수입감소에서 찾고 있다.
한 대형 매니지먼트의 관리자는 “관리하는 건물의 사례를 볼 때 렌트비를 매월 정해진 시간에 전액 납부할 만큼 수입을 맞추지 못해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건물주나 관리 업체의 입장에서는 일단 렌트비가 들어온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지만 세입자의 경우 크레딧 카드 사용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되며 렌트비를 제외한 기초 생활비를 충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단 일부 고소득층의 경우 크레딧 리워드 포인트를 위해 일부러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크레딧 카드 사용과 더불어 아파트 렌트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5월 현재 아파트 렌트 계약을 맺은 세입자의 비율은 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와 7.4% 증가했다.
아파트 렌트가 늘어난 것 역시 세입자의 수입 감소와 관련 있다.
수입이 줄다 보니 조금 더 저렴한 아파트를 찾게 되거나, 계획했던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렌트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건물주 역시 단기 보다는 장기 계약을 통해 입주자를 최대한 묶어 놓으려 하고 있다.
한 건물주는 “경기가 좋을 때는 내놓기만 해도 세입자를 구했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는 공실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다”라며 “세입자가 렌트비를 유예하거나 미납하는 위험이 있더라도 유닛을 비워 놓는 것 보다는 낫다”라고 말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