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말이 나온 후 한달 만에 비록 전체 인원의 한자릿수 비율의 소폭이지만 인력감축이 시작돼 은행의 어려움이 심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눈길이 쏠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비용 절감의 우선 순위가 △ 외부 컨설팅 비용 △외부 벤더 비용 △재택 근무활성화와 온라인 뱅킹 강화를 고려한 오피스 및 지점 규모 축소로 매겨져 있었기에 일자리 감축은 그만큼 직원들에게 적잖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
뱅크오브호프가 해고 조치를 단행하면서 다른 한인은행 경영진들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는 말이 들린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이 어려운 법인데 다른 곳에서 먼저 일이 시작되다 보니 당위성을 얻게 된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어려움을 뱅크오브 호프가 해줬다는 묘한 안도감인 셈이다.
다른 상장 한인은행의 한 간부는 “이런 말을 하면 미안하지만 뱅크오브호프의 발표가 고마운 것이 사실”이라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겠지만 우리도 어느 정도 인력 조정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는 기다려보자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했다.
이 은행은 사실상 대출이 중단된 SBA와 상업용 부동산을 위주로 인력 감축의 실효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일단 살생부에 올려 놓은 직원 수가 1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한인은행들도 공식적으로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내부적인 검토는 이미 수 차례 거치고 있다. 상황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 진다면 직원들이 우선적인 해고 대상이 될 것은 자명하다.
한인은행에서 10년 넘게 일해온 한 직원은 “상황이 어려운 만큼 자리를 지킬 수만 있다면 근무 형태를 재택근무로 완전히 바꾸거나 일정 수준의 임금 삭감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라며 “10여년전 금융위기 당시에는 그나마 나이도 어렸고 혼자여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가족도 생겼고 나이도 들어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평소 안 하던 기도까지 한다”라고 불안해 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