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로 사용 가능한 2G 단말기를 구하고 고객센터로 전화 걸면 번호이동 비대면 개통을 시켜준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011’ 번호를 버틸 수 있다.”
SK텔레콤의 2세대(G) 통신 서비스가 27일 종료됐다. 24년 만의 종료지만 아직도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부 이용자는 개인 추억과 영업상 편의 등을 이유로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하게 해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보상을 바라고 끝까지 버티는 일종의 ‘알박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G 안 써도 된다…01X만 쓰게 해달라”=01X 번호와 2G 종료는 별개의 이슈다. 기술적으로는 3G·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에서 01X 번호를 이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난 2004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010 번호 통합 정책’으로, 현행법상 2G에서만 011·017 등의 번호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식별번호의 브랜드화 방지, 통신번호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 등을 이유로 2G에서 다른 세대(G) 이동통신으로 넘어갈 때 010 번호로 변경하도록 했다.
01X 번호 이용자들로 구성된 010통합반대운동본부(이하 본부)는 2G를 종료하더라도 01X 번호를 계속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업상 편익이나 추억도 문제지만 010번호통합정책이 개인정보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는 “이동전화번호는 개인의 자기결정권과 관련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01X 번호 고수’…LGU+로 번호이동?=SK텔레콤의 종료로 이제 LG유플러스의 2G 서비스만 남았다. 지난 5월 말 기준 LG유플러스 2G 이용자는 약 45만4000명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6월까지는 2G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그 이후 연장 여부는 불투명하다. 12월 말께 과기정통부 측에 연장 여부에 대한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SK텔레콤의 2G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01X 번호를 쓰는 방법은 LG유플러스용 2G 단말을 구해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하는 것이다. 양사의 주파수가 달라 새로운 단말이 필요하다.
그러나 2G 단말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설사 번호이동을 하더라도 LG유플러스 역시 2G 서비스를 종료하면 기존의 01X 번호는 유지할 수 없다.
한편 본부는 SK텔레콤을 상대로 번호 고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31일에는 과기정통부 앞에서 010 번호통합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도 진행한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