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지도자들 줄줄이 “백신 접종하겠다”…브라질 대통령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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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마스크를 한 채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지난 14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각국 지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맞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 권고 후 맞겠다는 ‘신중파’, 아예 거부하는 ‘부정파’ 지도자 또한 없지 않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주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여러 차례 코로나 백신을 공개적으로 맞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78세인 그는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속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백신을 맞으려는) 줄을 앞지르고 싶지 않다”면서 “백신을 맞아도 안전하다는 걸 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으며 이를 공개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할 지는 불투명하다. 미 CNN방송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진의 권유하지 않는 한 백신을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을 전했다. 앞서 지난 10월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단일클론 항체를 혼합한 코로나19 치료제를 이미 맞은 바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는 18일(현지시간)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백악관이 16일 발표했다. 백악관은 펜스 부통령이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직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부통령이 대신하는 모양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에게 가급적 빨리 백신을 맞으라고 권고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체가 생겼을 수 있지만 얼마나 오래갈지 모른다”고 지난 15일 ABC방송에서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가능한 한 빨리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직 자국 전문가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접종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TV 생중계된 화상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전문가들은 현재 공급되는 백신은 일정 연령대(18~60세)의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서 “(68세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가능해지면 반드시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백신은 효과가 있고 안전하다”면서 “접종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7월 국민투표를 통해 현재 4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을 허용하는 개헌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올해 68세인 푸틴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72세가 되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프랑스는 물론, 유럽 주요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4일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오찬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1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한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가 각각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도 지난 14일 OECD 설립 협약 60주년 행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자가격리 조치됐다. 당시 행사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도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0~11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도 참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양자회담도 가졌다. 메르켈 총리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참석한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각각 자가격리 중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이 자국에서 가장 먼저 접종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일(현지시간)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역시 본인이 백신을 가장 먼저 맞겠다고 나섰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총리 겸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지난 11월 4일 3상 임상 시험 중인 중국 시노팜 백신을 앞장서 맞았다.

반면,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15일 방송에 출연, “코로나19 때문에 내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인지는 내 문제”라면서 “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이라고 불러왔다. 브라질 정부는 내년 2월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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