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국 무역전쟁, 철강 수출로 화해하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지방의 농자에서 중국 주요 수출품목인 보리가 자라고 있다. 중국의 호주 소고기, 보리, 와인 등에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양국의 무역 갈등이 깊어졌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호주와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저탄소 철강' 연구·개발 프로젝트에서 손을 잡아 양국 관계가 개선될 지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호주 철광석 수출회사 리오틴토가 향후 2년간 중국 최대 국영 철강회사인 바오우강 그룹과 저탄소 제강에 대해 연구하고 이에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2030년까지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5%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하는 등 탄소 감축을 강조, 이 같은 협력이 이뤄진 것이다. 중국이 이를 구실로, 철광석분야 만큼은 호주와 대립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철강 공급망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행하기 위해 리오틴토-바오우강-칭화대 간에 체결한 합의의 연장선상에 있다.

리오틴토의 장 세바스티안 자크 CEO는 언론 발표를 통해 "이번 투자는 바오우강과의 기후 파트너십에 있어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천더룽 바오우강 총경리는 중국의 철강업계가 기후변화 대응을 우선시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SCMP는 리오틴토의 투자 발표는 철광석 가격이 치솟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리오틴토, 또다른 호주 철강회사 BHP와 잇달아 화상회의를 갖고 최근 철광석 가격이 치솟고 있는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주 1t당 160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올초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CISA는 회의에서 이러한 가격 급등이 "지나치다"면서, 호주 철강회사들이 공급량을 제한해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국에 다롄상품거래소(DCE)에서의 철광석 가격 폭등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리오틴토와 BHP는 시장과 가격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가격 이상 현상의 이유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SCMP는 철광석 가격 폭등에 대해 철강 제품 수요의 급증과 다롄상품거래소의 투기적 거래 등이 복합된 결과로 분석했다.

호주에서는 중국이 호주산 석탄, 랍스터, 면화 등의 수입을 제한하고, 보리와 와인에 대해 반덤핑관세, 상계관세 등을 부과해 철광석도 양국의 분쟁거리가 될지 우려하고 있다.

철광석은 양국 모두에 매우 중요한 무역 품목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철광석의 60%가 호주산이며, 호주가 수출하는 철광석의 80%가 중국으로 향한다.

실제로 호주 매트 카나반 상원의원은 중국이 호주산 수출품에 취한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가 중국에 수출하는 철광석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중국의 조치에 피해를 본 다른 산업 분야의 손실을 상쇄해주자는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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