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가 32년만에 연간 최고승률 기록을 경신하며 개인통산 2번째 MVP에 올랐다. |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신공지능' 신진서(20) 9단이 2020 한국 기계(棋界)를 펼정했다. 올 1년 내내 한국바둑랭킹 1위 자리를 지키며 최고의 성적을 거둔 신진서가 2020 최고의 기사로 선정됐다.
신진서는 2020 바둑대상에서 바둑담당 기자로 구성된 선정위원단 투표 93.55%, 네티즌 투표 78.24%, 합계 88.95%의 압도적인 지지로 최우수기사상(MVP)로 뽑혔다. 2018년에 이어 개인 통산 두번째 수상이다. 신진서는 MVP 외에도 다승상(76승 10패)·승률상(88.37%)·연승상(28연승)을 수상한데 이어 100% 온라인투표로 진행된 인기상까지 휩쓸었다.
올시즌 신진서의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신진서는 올해 76승 10패로 승률 88.37%를 기록해 지난 1988년 '신산' 이창호 9단이 세운 종전 연간 최고승률(75승10패, 88.24%)을 0.13% 넘어서며 역대 1위에 올랐다. 사상 초유의 승률 90%도 가능해보였으나 믿기지않는 '하루 2패'가 뼈아팠다.
신진서는 72승8패로 승률 90%를 기록 중이던 지난 20일, 중국 갑조리그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됐던 쉬자양 8단(장시팀)에게 패한데 이어, 그날 저녁 열린 KB바둑리그에서 박정환에게 또 다시 불계패를 당했다. 11개월간 단 8차례 패한 신진서가 하루에 두번이나 질 줄 누가 알았을까. 낙담할 법 했지만, 신진서는 이후 4연승을 달리며 끝내 이창호의 기록을 경신했다. 대기록을 32년간 보유했던 이창호 9단도 "대견하다"며 신진서의 기록을 축하했다.
신진서는 올해 LG배를 제패하며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고, 삼성화재배 준우승, 응씨배 4강 진출, 춘란배 8강 진출 등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했고, 국내대회도 4차례 우승했다. 현 세계최강 중국의 커제와 맞붙은 삼성화재배 결승 1국에서 통한의 마우스미스가 나와 대국을 그르쳤고 결국 우승컵을 내준 것은 옥의 티였다.
신진서의 활약은 상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11월까지 8억5000여만원을 벌어들인 신지서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12월 상금까지 더할 경우 10억원을 돌파하며 2위 박정환을 큰 차이로 앞서 생애 첫 상금왕의 영예도 차지했다.
신진서는 내년에도 1월 응씨배, 춘란배, 2월에 농심 신라면배 등 굵직한 세계대회를 앞두고 있다. 화려한 2020년을 마무리한 신진서는 2021년에 한단계 더 높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withyj2@heraldcorp.com
〈데이터〉
▶1: 12개월 연속 국내랭킹 1위 수성
▶28: 올시즌 기록한 연승
▶88.37: 올해 연간승률
▶850,142,000원: 올해 획득한 상금(11월현재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