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의장 머리 쏘겠다” 미 의회 난입 시위대 테러 수준 폭동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 페인트를 칠한 남성이 상원 본회의장 밖에서 의회 경위들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로 밝혀진 문제의 인물은 애리조나에서 9일 체포됐다. [연합]

[헤럴드경제]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난입시위를 주도한 용의자들이 단순히 '난동' 수준이 아닌 정치 테러' 수준의 폭동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까지 의사당 난입시위와 관련, 워싱턴DC에 있는 연방법원과 지역법원에는 총 57명 가량이 기소됐다. 이들은 경찰위협과 의사당 제한구역 침입, 연방기물 파손, 의원협박 등의 혐의를 받는다.

법무부는 연방법원에 기소된 이들 중 무기를 소지하고 워싱턴DC에 와서 친구들에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살해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남성도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공소장을 보면 클리브랜드 그로버 메러디스 주니어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워싱턴DC 한 숙박업소에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될 당시 캠핑카 형태의 트레일러에 '타볼 X95'라는 저격소총 한 정과 권총, 총알 수백 발을 보관하고 있었다.

콜로라도주에서 워싱턴DC로 오는 길에 트레일러에 문제가 생겨 의사당 난입시위엔 참여하지 못했던 메러디스는 이후 친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TV로 생중계되는 동안 그녀(펠로시 의장)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겠다"라거나 펠로시 의장을 자신의 트럭으로 치어 죽이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러디스에겐 주 경계를 넘어 이동해 위협을 가했다는 혐의와 미등록 화기 소지 혐의, 탄약 불법 소지 혐의 등이 적용됐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난입시위 당시 수제폭탄 11개와 돌격소총, 권총 각각 한정씩 보관된 픽업트럭이 의사당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트럭 주인은 앨리배마주에서 온 로니 코프먼이라는 남성으로 그는 지인들에게 펠로시 의장을 쏘겠다고 발한 뒤 무기를 가지고 워싱턴DC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DC 연방검찰은 의사당 난입시위에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 페인트를 칠한 채 나타난 '큐어넌의 샤먼(주술사)'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가 이날 애리조나주에서 체포돼 구금됐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에 자수했으며 FBI에 "대통령의 요청에 애리조나주의 다른 애국자들과 6일 워싱턴DC에 갔다"라고 진술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챈슬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 제이크 앤젤리로도 알려져 있으며,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겐 의사당 불법침입과 난동 혐의 등이 적용됐으며 다음 주 재판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 연설대를 탈취한 뒤 손을 흔드는 장면이 사진에 찍힌 애덤 존슨도 플로리다주에서 검거됐다. 그도 절도와 불법침입, 난동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의사당 난입시위 때 워싱턴DC에 있었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으며, 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비판하는 글도 게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연방수사관들이 폭동교사 등의 혐의로 수십 명을 추가 검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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