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식당 야외영업 재개했지만 “TV꺼라”…스포츠중계 후유증 경계

레이커스·다저스 우승 이후 코로나19 확산세 급증 경험
2월 7일 슈퍼볼 중계 의식 식당 TV방영 금지 조치 추가
테이블당 한 식구 6명…탁자 간격 8피트 제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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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야외영업이 두달여만에 재개된 29일 LA지역의 한 레스토랑에서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착용한 종업원이 패티오에 앉은 손님들로부터 주문을 받고 있다.<CBS-TV>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식당들이 29일부터 66일만에 다시 패티오 등에서 야외영업을 재개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LA카운티,LA시 정부 등이 잇따라 자택대피(Stay at Home)라는 이름의 이동제한명령을 해제한 데 따라 이날부터 식당들은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사용하지 못하던 야외천막과 패티오 등을 다시 오픈하고 고객서비스를 시작했다.하지만 하필 이날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예상만큼 외식을 하러 나온 손님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LA카운티 보건국은 식당 야외영업은 허용하되 테이블 간 간격을 종전 6피트에서 8피트로 늘리도록하고 테이블당 6명이내만 앉아야 하며 같은 테이블의 사람들은 한집에 사는 식구로 제한하도록 추가 규정을 내놓았다.서빙하는 종업원은 마스크와 페이스쉴드 두가지를 반드시 착용해야하는 행정명령도 덧붙였다.또 식당에서 영업시간 동안 TV나 스크린을 켜놓아서는 안된다는 지침까지 발동, 손님들에게 안내하도록 했다.

당초 이동제한 완화조치에는 야외에서 15명까지 모임을 가져도 된다고 했으나 LA보건당국은 식당 야외영업에 한해 그 인원수를 테이블당 6명으로 제한하고 또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끼리만으로 범위를 줄인 것이다.

LA보건국이 이처럼 추가 규제를 내놓은 것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 간의 바이러스 전파위험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월 7일(일요일) 미국 최대의 스포츠이벤트인 프로풋볼 챔피언결정전 슈퍼볼이 열리기에 이 중계방송을 식당 같은 곳에서 관전하며 파티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LA보건국은 지난해 10월 지역연고팀인 레이커스와 다저스가 프로농구 NBA챔피언십과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를 각각 우승한 이후 코로나19의 지역확산이 급속도로 이뤄졌다는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식당들의 TV끄기를 규제조치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11일 LA레이커스가 10년만에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날 기준으로 그 이전 7일간의 LA지역 평균 일일 신규확진자수는 1047명이었으나 열흘 뒤인 10월 21일에는 7일 평균 1일 신규확진자수가 1214명으로 14% 가량 증가했다.2주 뒤인 10월 25일의 일주일 평균 1일 확진자수는 1465명으로 25.8%로 증가폭을 키웠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32년만에 우승한 날인 10월 25일에 비해 열흘 뒤인 11월 5일의 일주일 평균 1일 신규확진자는 1744명. 다저스팬들이 길거리에서 우승을 축하하며 요란하게 난장파티를 벌인 열흘전에 비해 19% 늘어났다. 통상적인 바이러스 잠복기간인 14일이 지난 11월 15일의 일주일 평균 1일 확진자수는 2988명으로 104%나 폭증, 두배이상 증가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11월 25일 LA시는 7일평균 1일 신규확진자수가 4737명에 달하자 식당야외영업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결국 LA지역은 프로스포츠 연고구단들의 우승 후유증으로 코로나19 3차유행을 호되게 경험한 셈이다.

새해 1월 중순까지 하루 신규확진자가 1만3000~1만5000명에 달하던 LA지역의 확산세는 1월 15일 이후 감소세에 들어서며 28일 기준 7일평균 1일 확진자3719명으로 2개월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LA카운티 보건국 바바라 페러 국장은 “슈퍼볼 중계를 보지 말라는 게 아니다. 스포츠를 즐기되 파티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먹고 마시며 소리를 지르는 동안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는 간격이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상관없이 전파력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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