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램지어 논문 철회하라”…국제청원 운동, 연방의원 참여 요구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하버드대에 역사자료 기증 취소”

1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위안부 기림비 앞에서 열린 ‘역사왜곡 논문 철회 촉구’ 궐기대회에 참석한 한인 단체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미국 각 지역의 한인단체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 철회를 요구하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LA한인단체 연방의원 참여 등 4개 사항 요구: 17일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 등 LA 지역 33개 한인 단체들도 램지어 교수 규탄 대열에 동참했다.LA 한인 단체들은 성명에서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한일 간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여성 인권에 관한 문제”라며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피해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LA한인회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명백한 역사왜곡임과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대한 모독”이라며 한인사회 및 지역단체들과 함께 네가지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첫째, 하바드대 로렌스 배카우(Lawrence S. Bacow)총장과 하바드 로스쿨 존 매닝(John F. Manning)학장에게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심각한 오류와 왜곡이 있음을 지적하며, 역사적사실을 근거로 엄격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둘째, 램지어 교수에게 2차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그리고 증명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며, 그의 주장에 얼마나 심각한 오류가 있는지 뿐만 아니라, 일본정부의 주장만을 홍보하는 수준이하의 원칙에서 쓰여졌음을 지적하고 , 학술지에 게재를 위해서는 역사적사실과 증거들을 토대로 학술적 양심에 따라 다시 연구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셋째,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에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심각한 역사적 오류가 있고, 일제의 전쟁범죄를 미화, 책임을 회피하려는 일본정부의 주장만을 담은 것으로 램지어 교수의 글(Article)을 게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넷째로는 지미 고메즈 연방하원의원을 비롯하여 LA카운티 및 인근 4개 카운티 지역 연방의원들과 이번 사태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림과 동시에, 지지와 참여를 요구했다.

LA한인회는 “이번 사태는 전쟁범죄에 반성없는 일본정부와 그 영향 아래 아직도 많은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일깨우는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이용수 할머님의 가르침대로 “무시(ignore)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문제를 결코 잊지 말라는 교훈”으로 생각하며, 타지역 한인회등 미주한인사회가 함께 연대해 나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미국내 한인단체 가운데 가장 조직적으로 평가되는 한미연합회(KAC)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어떤 출판물도 노골적인 거짓과 역사 수정주의에 대한 신뢰나 정당성을 부여해서는 안된다”라며 “램지어 교수의 문제 논문의 출판을 단지 늦추는 것이 아니라, 논문의 완전한 철회를 촉구하며, 이러한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선언했다.

◇뉴욕 등 동북부 지역선 세계 청원사이트 통해 항의:미국 동북부 한인회연합회 등은 지난 16일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청원을 올리고 “램지어 교수의 역사 왜곡 논문을 강력히 규탄하며 해당 논문의 즉각적인 철회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뉴욕·뉴저지·코네티컷·매사추세츠·델라웨어한인회 등이 참여한 연합회는 하버드대와 가까운 미국 동북부 70만 한인을 대표해 이런 내용의 성명을 한글과 영문으로 각각 실었다.

연합회는 이날 오후 뉴저지주 클리프사이드파크 인근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 앞에서 ‘역사왜곡 논문 철회 촉구’ 궐기대회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인원 제한으로 각 한인회 대표자 15명이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성명서를 낭독했다.

앞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도 이달 초 같은 사이트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의 철회를 요구하는 국제 청원을 시작한 바 있다.2만5천명을 목표로 진행 중인 반크의 청원에는 이날 오후 현재 서명자가 1만5천명을 넘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하버드대에 자료 기증 취소: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손자가 최근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미국 하버드대에 강력히 항의했다.

안창호 선생의 손자 필립 안 커디 씨는 18일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역사자료를 기증하기 위한 협의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커디씨는 이 같은 결정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과 그 후속대응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경준기자&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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