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배달 요청 무시하면 최대 30분 콜 차단” 기사들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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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배달하기 편한 곳만 골라잡아? 이제는 일 안 줘!"

쿠팡이츠가 배달 호출(콜)을 과도하게 거절하거나 무시하는 배달 파트너들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한다. 영구적으로 쿠팡이츠의 업무를 위탁받지 못하도록 하는 '삼진아웃' 제도를 지난주 시행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분단위로 업무 수행을 제한하는 '쿨타임'을 적용하기로 했다.

20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내달 20일부터 업무 위탁 일시 중지 제도, 이른바 '쿨다운 타임(Cool-Down Time)'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배달파트너가 쿠팡이츠로부터 받은 최근 10건의 콜 중 무시나 거절, 배정 후 취소가 3회 이상인 경우 최소 1분에서 최대 30분간 업무 위탁을 일시 중지하는 제도다.

쿠팡이츠는 "최근 과도한 무시, 거절, 취소로 인해 고객과 상점의 불편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업무 위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쿨다운 타임 제도를 운영하고자 하니 유의하기 바란다"고 고지했다. 음식을 픽업해야 할 식당이나 최종 배달지와의 거리가 가까운 호출만 골라잡는 이른바 체리피커(Cherry Picker)에게는 업무를 제한적으로 배정하겠다는 선언이다.

[쿠팡이츠]

체리피커 배달 파트너들에 대한 제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쿠팡이츠는 지난 14일부터 배달파트너 삼진아웃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콜 거절이나 무시, 수락 후 취소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잦은 배달 파트너에게는 하루 동안 업무 위탁을 정지하고, 이 제재가 누적 3회 이뤄질 시 영구적으로 쿠팡이츠에서 퇴출시키는 제도다. 기존에도 1일 정지 제재는 있었지만, 여러 번 제재를 받는다고 영구 정지 처분이 내려지지는 않았다. 퇴출이 포함된 제재를 마련한 것은 배달앱 중 쿠팡이츠가 처음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이 쿠팡이츠에게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배달 파트너들의 업무 자유도를 떨어트리는 만큼, 배달 파트너들의 이탈로 이어져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6월부터 출범할 '카카오T퀵'을 포함해, 배달 파트너 입장에서는 여러 대안이 존재한다. '카카오T퀵'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출시하는 퀵 서비스로, 기사 사전 모집 10일만에 1만명 이상이 몰렸다.

실제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들은 삼진아웃제 적용 이후 "이유가 있으니까 콜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탈퇴 인증'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수㎞ 밖 익숙하지 않은 지역으로 배달을 보내거나, 거리를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단가가 낮은 경우만 거절할 뿐인데, 이같은 배차 시스템상 문제를 정비하기보다는 제재부터 마련했다는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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