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파업 우려까지…車 협력업체 ‘이중고’

한국지엠(GM) 부평1공장 내 신차 '트레일블레이저' 생산 라인.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노동조합 부분파업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속앓이가 이어지고 있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는 자동차 협력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으로 올해 1∼5월 매출이 4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한국GM이 일주일에 8시간만 공장을 가동하면서 협력업체의 매출이 60%까지 감소하기도 했다.

부품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이미 경영난이 가중된 상태에서 임단협 과정의 잡음으로 인해 추가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의 협력업체 모임인 한국지엠 협신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협력업체 중 일부가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어 공급에 차질이 생길까 심히 걱정된다"며 "어려운 협력업체는 차량 한두대가 아쉬운 상황이기에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GM에 시트와 섀시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A사는 최근 노조의 부분파업이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부품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특근 수당을 200%까지 지급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안을 사측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자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절반만 가동하던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을 지난달 31일부터 100%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부평2공장은 50%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GM 협신회는 "그나마 6월부터는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을 2교대로 운영하기로 해 다행인 상황"이라면서도 임단협이 반도체 수급난과 같은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력업체들의 숨통이 트이려는 찰나에 노조가 파업을 할 경우 협력사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협신회는 완성차 업계와 협력업체의 노사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에 한시적으로 주 52시간 근무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협신회는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이를 통해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확보해 다가오는 자동차 시장의 격변기를 대비해야 한다"며 "임단협을 하루 속히 원활히 합의해 한국 협력사들의 이미지와 가격경쟁력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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