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고 물량은 왜 부족한 것일까

주택재고물량
<사진:pexels>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를 보면 가장 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재고물량 부족”이다. 즉 수요를 채울 수 있는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택 공급은 왜 이렇게 부족한 것일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미국의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원인을 약 4가지로 세분하면서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주택 시장을 보면 기존 주택 판매는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신규 주택의 판매는 지난 20년래 최고수준까지 상승했다. 신규주택의 판매가 늘면서 착공건수 및 퍼밋신청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기존주택의 재고물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집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집을 팔아도 원하는 크기의 집을 사기 어렵게 됐다. 집을 사서 이사해도 크게 뛰는 세금과 부대 비용(인테리어 등의 공사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고 여기에 코로나 19 등에 따라 급변한 경제상황에 따라 향후 고용 유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순한 차액만을 기대하고 집을 내놓기 힘들게 된 것이다.

주택 공급의 또 다른 한 축을 차지하는 신규주택의 공급 조건을 보자. 새 건설사가 새집을 지어 팔려면 재개발 혹은 신규개발을 위한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일단 이것부터 쉽지 않다.

두 번 째로 부지를 확보해도 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지난 경기침체 이후 다수의 건설인력이 타업종으로 이직했다. 건설경기가 호황을 보이면서 다시 업계로 돌아온 인력도 있지만 현재의 수요부족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한 건설업체의 중견 간부는 “지난 서브프라임 이전과 비교하면 건설현장에 투입돼 제 몫을 할 수 있는 인력은 60%선에 불과하다”라며 “현실적으로 경험이 없는 초보를 투입하기가 어렵다. 신세대들이 건설 등 육체적으로 힘든 업종을 꺼리는 것도 구인난에 원인이다”고 말했다.

부지와 인력 외에도 문제는 있다. 최근 역대 최고치까지 상승한 자재(목재) 비용과 인건비 그리고 까다로운 퍼밋신청 과정이 더해진다.

건설사들이 10채를 건설하고 싶지만 실제 가능한 것은 3~4채며 이마자도 가격이 예전에 비해 유닛 당 3~4만달러 이상 높아졌다고 답한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 이달 초 현재 건설 목재(100보드 피트 기준)가격은 1400 달러 수준이다. 1686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4~5월 대비 내린 가격이지만 코로나 19이전 가격이 400달러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무려 1000달러 이상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거래된 신규 주택의 평균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3만 6000달러나 인상됐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시장 유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30만달러 이하대의 중저가 주택 거래(4월 기준)이 27% 감소한 반면 50만달러 이상의 중고가 주택 거래는 26% 늘며 2002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역대 최고가인 주택 가격은 바이어에게 큰 부담이 된다. 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을 상당기간 유지하고 있지만 집값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오르다 보니 장점이 상쇄된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 리서치 부서가 미시건 대학의 소비자 조사를 인용한 결과에 따르면 ‘낮은 집값이 주택 구매의 적기라고 보는 이유’라고 답한 비율은 단 7%에 불과했고 ‘역대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가 주택 구매의 적기로 판단한 이유’라고 응답한 비율도 29%에 그쳤다.

국책모기지 업체 페니매의 최근 설문 조사에서도 ‘지금이 주택 구매의 적기’라고 답한 비율은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금융기관과 주택 정보 업체 코어로직 등은 “주택 가격이 올해까지는 전년대비 12% 가량 오르면서 상승하다 내년에 절반 수준인 6%까지 떨어지고 이후에는 년 5%의 상승하는 예년 평균치를 유지할 것”이라며 “가격이 안정화 되면 시장에 유입되는 잠재적 구매자가 다시 늘어나고 현재 건설 중인 주택 등이 본격적으로 분양되며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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