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대검-중앙’ 모두 여성 대변인, 주요 보직 유리천장 허무나

법무부가 지난 25일 단행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대변인으로 발령이 난 박현주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법무부 제공/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최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의 공보 책임자로 모두 여성이 발탁됐다. 향후 법무·검찰 내 주요 보직에 여성 검사 기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오는 7월 2일자로 박현주(50·사법연수원 31기)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서인선(47·31기) 북부지검 형사5부장이 각각 법무부와 대검에서 대변인 업무를 시작한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도 이혜은(46·33기) 평택지청 형사1부장이 신임 공보담당관으로 발령받으면서 법무·검찰의 주요 공보 책임 모두 여성이 맡게 됐다.

여성 검사가 법무부 대변인에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 역시 2011년 발탁된 박계현 전 대변인이 유일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법무부와 대검 대변인 모두 여성이 맡게 되는 게 처음인 셈이다. 그동안 법무부와 대검은 대체로 남성 대변인-여성 부대변인 체제로 공보 업무가 이뤄져왔다.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와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등 대통령령에 따르면 공식적 공보 책임자는 대변인으로 돼 있다.

대변인 등 공보 책임자는 법무부와 검찰 내에서 요직으로 분류된다. 정책과 수사 관련 사항을 최일선에서 밝히는 게 주요 업무라는 점에서 각 기수 동기들 중 이른바 ‘선두권’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주로 맡아왔다. 때문에 그동안 고위간부 인사에서 대변인 출신들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이달 초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도 법무부 대변인을 지낸 구자현 전 중앙지검 3차장과 박재억 전 청주지검 차장이 각각 법무부 검찰국장과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대검 대변인을 지냈던 주영환 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 기용되며 검사장이 됐다.

주요 포스트 공보 책임자로 여성 검사들을 배치한 것에 대해 개인 역량과 검찰 안팎의 분위기가 모두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선의 한 중간간부는 “신임 대변인들은 업무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분들이고, 공보 업무 경험이 있는 분도 있어 역량 면에서 보자면 괜찮은 발탁”이라며 “시류나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전면적으로 바꿀 타이밍이라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인선 대검 신임 대변인은 2010년 대검에서 부대변인 업무 경험이 있다.

남성 검사들 위주의 기용이 이뤄졌던 주요 보직에 여성 검사 발탁이 늘어날 것을 예고하는 상징적 인사란 해석도 있다. 또 다른 검사는 “대변인 등은 장관·총장의 입으로 불리는 중요한 자리란 점에서 앞으로 계속될 검찰 인사에서 아주 영향이 클 것”이라며 “후배 여성 검사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것인지는 그분들 역량에 달린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중간간부 인사에서 여성 검사들을 법무부와 대검 대변인에 발탁한 점을 강조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국민 소통 강화에 힘쓰는 등 법무·검찰 핵심 보직에 우수 여성 검사들을 두루 중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사장으로 승진한 여성 검사는 총 5명이다. 현직은 노정연 창원지검장, 고경순 춘천지검장, 홍종희 서울고검 차장검사 등 3명이다.

7월 2일부터 대검 대변인을 맡게 된 서인선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 [대검찰청 제공/연합]
법무부가 25일 단행한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 이혜은 평택지청 형사1부장이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으로 발령났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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