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안되니 지방으로 ‘원정유흥’ …델타변이 전국 확산 비상

서울 강남구 한 상업지역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울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7월부터 방역 수칙이 완화된다는 소식에 오랜만에 동창들끼리 경기도 양평 인근으로 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서울·수도권의 방역 수칙 완화 방안 시행이 연기되자 계획한 여행을 진행하기 어려울 줄 알았다.

A씨는 “처음에는 친구들과 여행을 취소하려고 했다가 일행 중 누가 부산·경북 지역은 영업시간이나 모임 인원 제한이 풀렸다고 해 장소를 부산으로 변경해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지역의 방역 수칙 완화 방안 시행이 1주일 연기되자 비수도권으로 향하는 ‘원정 유흥’이 다시 유행 조짐이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방역 수칙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한 상황에서 이같은 원정 유흥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전국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비수도권은 지난 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적용해 충남·제주를 제외한 12개 시·도는 오는 14일까지 사적 모임을 8명까지 허용한 뒤 인원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제주는 2주간 6명까지로 제한하고, 충남은 인원 제한을 당장 없앴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8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이중 80% 이상이 이곳에서 나오면서 완화된 방역수칙 시행을 1주일 미뤘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아직까지 4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유흥업소 영업 시간이 10시 이내로 제한된다.

낮 최고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도는 가운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완화된 방역수칙 시행과 함께 바깥 활동을 계획했던 사람들은 계획을 취소하거나 미루기 보다 방역 수준이 낮은 지방으로 향하는 등 계획을 변경하는 모습이다. 특히 7~8월 휴가 시즌과 맞물리면서 그간 참아왔던 여행 및 유흥 욕구가 폭발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강원 속초나 부산, 제주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여행지들은 이미 숙박 및 렌트카 예약이 대부분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속초의 한 펜션 주인은 “이번 주말뿐 아니라 8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라며 “휴가 영향이 있어 이제 와서 예약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상황에서 여러 지역 사람들이 섞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 유래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산·울산 등 지방 도시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전국적 확진자 수도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20~30대는 백신 접종자도 많지 않고, 접종을 마쳤어도 대사변이, 돌파 감염 등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여전히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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