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이재명 지사 발언 두고…페북서 맞붙은 시장과 市의회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평론보다 시정에 좀 더 집중해 주기를 바란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협치 행보를 보였던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공개적으로 오 시장과 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내보였다. 4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페이스북에 ‘오 시장의 정치평론에 대하여’란 글을 공개하며 오 시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정치적 비판을 놓고, 오 시장이 대선 출마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도 세웠다.

김 의장은 해당 게시물에서 오 시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미국)점령군’ 표현을 비판한 점을 역으로 지적했다. 그는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국면에, 서울 곳곳에서 수해가 예상되는 이 시기에, 정치평론에 나선 오 시장님의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1000만 시민의 삶을 짊어진 서울시장의 자리에서 지금은 시정에 집중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계속 정치발언이 간절하다면, 차라리 대선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해 서울시정의 불투명성을 제거하는 것이 옳다”라며 “(오 시장이) 그런 마음은 아닐 거라고 짐작한다. 대선에 대한 간절함이 아닌, 서울의 회복을 향한 간절함일 거라고 믿는다”라고 적었다.

김의장은 지난 2일 오 시장 취임 후 처음 통과시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각론이 달라도 시민 지원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시정 방향에 최대한 협조해왔다”고도 강조하며 오 시장이 시정에 집중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김 의장의 이같은 페이스북 정치는 앞서 오 시장이 이재명 지사의 ‘미점령군’ 표현을 공개 비판한 데 따른 행보다. 이 지사가 지난 1일 이육사문화관에 방문해 “친일세력들이 미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나”라고 발언한 뒤, 오 시장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역사 왜곡’이람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오 시장의 경우, 해당 발언에 대해 지난 2일과 3일 두 차례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숙한 좌파 운동권 논리를 이용해 당내 지지는 조금 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세대의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선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강하게 비판했다.

3일엔 “(이 지사의) 한·미 동맹의 가치마저도 부인해 버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에 가슴이 철렁한다”며 “이 지사님의 대한민국 출발에 대한 이해가 기초부터 잘못됐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건국 영웅들의 열정과 희생을 지지했고 6·25 전쟁의 참화를 겪는 동안 함께 피를 흘리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고마운 우방”이라고도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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