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만장굴 나이 수정. 30만살→1만~8000살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의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형성시기가 당초 알려진 30만년~20만년전이 아니라, 1만년~8000년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제주세계유산본부 및 10월 유산축전 준비팀에 따르면,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최신기법인 ‘우라늄-토륨(U-Th)/헬륨(He)’ 연대 측정법을 적용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8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확인돼 거문오름이 한라산이 형(兄)이라는 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거문오름이 확 젊어진 것이다.

30만살로 거론되다가 보다 정확한 과학측정법에 의해 1만살로 확 젊어진 거문오름이 '형님' 한라산을 바라보고 있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웃산전굴, 벵뒤굴, 용천굴, 만장굴, 김녕굴 등으로 포함하며, 용암의 종점은 월정리 바닷가 용암대지 등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거문오름 형성 시기를 ‘칼륨-아르곤(K-Ar)’ 연대 측정법에 따라 20만~30만 년 전으로 추정해왔다.

하지만 이 연대 측정법은 암석에 남아 있는 칼륨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젊은 연대의 측정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고,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다른 기법을 다양하게 모색했다.

제주도 연구진들은 2016년 비교적 젊은 연대 측정이 가능한 ‘방사성탄소연대’와 ‘광여기루미네선스(OSL)’ 연대 측정법으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형성 시기를 다시 조사했고 그 결과 약 8000년 전 형성됐다는 결과가 나오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나이 논란’이 불거졌다. 이 때에도 거문오름~만장굴~월정리에 이르는 용암분출~동굴형성 연대가 확정되지 못했다.

거문오름 전망대에서 바닷가 쪽으로 보면 용암이 흘러간 두 세 갈래의 선이 보인다. 용암은 오름에 막히면 돌아갔고, 경사가 없는 곳을 지나면 중산간에서 굳어 습지를 만들었으며, 지하로의 전진이 쉬운곳에선 웃산전굴부터 해변가 김녕굴 만장굴까지 용암동굴을 만들고는 바다를 만나 용암대지를 형성하면서 여정을 마쳤다.
제주 10월 유산축전을 앞두고 취재열기가 뜨겁다.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 선정 당시 거문오름이 있는 선흘리 이장이었던 김상수 탐방코스 개척단장이 거문오름 전망대에서 용암의 길을 설명하고 있다.

결국 더 정확한 최신기법인 U-Th/He 측정법을 적용해 재측정했고, 약 9000년(오차 1800년)의 연대를 얻었다. 오차 범위를 적용하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약 8000년~1만년 전 형성된 것이라는 수치를 얻었다.

[※거문오름 및 용암동굴계 형성시기와 관련한 기존의 헤럴드경제 보도 중 ‘약30만년전’으로 추정한 기사의 내용을 모두 ‘1만~8000년 전’으로, 거문오름이 한라산 보다 먼저 생긴 것으로 추정한 기사 내용을 ‘정확한 연대측정법을 적용한 결과 나중에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는 쪽으로 바로잡습니다.]

제주 세계유산축전은 10월 1~17일 열린다.

한편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 성상일출봉, 한라산을 주무대로 하는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오는 10월 1일 ~ 17일까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제주, 숨겨져 있는 태고의 자연과의 ‘조우(Encounter)’를 주제로 개최된다.

두 개의 대주제 중 가치확산 프로그램으로는 워킹투어, 순례단, 탐험버스, 특별탐험대(만장굴 전 구간, 벵뒤굴, 만장굴&김녕굴), 나이트워킹 – 한라산 어승생악, 유산마을 프로그램이 있으며, 가치향유 프로그램으로는 세계유산축전 기념식,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 만장굴 이머시브 아트 퍼포먼스, 불의 숨길 페스티벌 사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1만년전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이 흘렀던 흔적을 걷는 ‘워킹투어’는 거문오름에서부터 월정리까지 약 26.5㎞, 4개 구간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구간별로 확연히 다른 자연유산과 문화를 느낄 수 있어 작년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핵심 콘텐츠이다. 올해는 용암이 분출된 근원지, 1구간 거문오름 코스도 포함하여 운영한다. 특히, 불의 숨길 2, 3, 4구간 중 4구간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위해서 사전 신청을 통하지 않아도 누구나 탐험할 수 있다.

사전 신청을 받는 ‘세계자연유산 워킹투어 1구간 시원의 길’과 ‘세계자연유산 워킹투어 불의 숨길 2구간 용암의 길’,‘세계자연유산 워킹투어 3구간 동굴의 길’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여 여유롭게 자연을 탐험할 수 있어 참가자의 만족도를 충족시켜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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