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야권지도자 “美, 루카셴코 더 강하게 때리고 더 용감하게 맞서야”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방미중인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가 미국이 '독재자'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보다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티하놉스카야는 22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의 지도자격인 미국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는 벨라루스 국민들과 함께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 미 워싱턴DC에 온 티하놉스카야는 이튿날 국무부를 찾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빅토리아 눌런드 정무담당 차관 등과 벨라루스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티하놉스카야는 벨라루스 독립언론과 시민 사회에 대한 지원, 루카셴코 정권에 대한 경제 압박 강화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하놉스카야는 “미 국무부 고위 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루카셴코 정권을 더 강하게 때리고, 더 용감한 자세로 맞서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티하놉스카야는 루카셴코 정권이 ▷부정한 자금줄 ▷폭력적 통치 ▷러시아의 지원에 의존하며 서 있는 ‘세 다리 의자’라고 비유하며 “루카셴코 정권을 향한 서구 국가들의 공동 금융 제재가 루카셴코 정권 내부 인사들이 루카셴코로부터 등을 돌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향후 또 다른 전국적 규모의 노동자 파업이 벨라루스에서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티하놉스카야는 루카셴코 정권이 부정 선거를 통해 집권을 연장한 지 1년 가까이 지나며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관심이 줄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벨라루스 내부에선 루카셴코 정권의 폭정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티하놉스카야는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이 지난해 8월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되자 대신 대선에 출마했었다.

대선에서는 80% 이상을 득표한 루카셴코 대통령에 이어 10%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으며, 선거 뒤 신변 안전 위협으로 이웃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서방은 티하놉스카야를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로 인정하고 그를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는 지난 4월 티하놉스카야를 다른 15명의 야권 인사들과 함께 테러 활동 가담 인사 목록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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