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당장 AZ? 기다렸다 화이자·모더나?”

정부가 만 30∼49세 연령층도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게 하면서 3040 세대들이 백신 선택에 고민하고 있다. AZ 백신은 당장 맞을 수 있지만 희귀 혈전증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등이 우려된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다음 달에나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은 개인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 정부가 기준을 자꾸 바꿔 혼란을 부추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13일 위탁의료기관, 보건소, 요양병원·요양시설 등에서 30세 이상 희망자를 대상으로 AZ 잔여 백신 접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동안 AZ 백신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등의 우려로 50대 이상에만 접종하도록 권고해 왔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잔여백신 폐기가 잇따르자 정부는 잔여백신에 대해서만 접종 연령대를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40대 김모씨는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맞고 싶어 잔여백신 알람을 신청해 놨는데 지난 12일부터 AZ 잔여백신이 있다는 알람이 오고 있다”며 “당장이라도 맞고 싶어 신청했는데 막상 잔여백신이 생겼다지만 부작용이 걱정돼 맞아도 되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당장 AZ 백신을 맞더라도 mRNA 백신과 접종 완료 시기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AZ 백신의 접종 간격은 현재 8주다. 반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 간격은 원래 4주에서 6주로 변경됐다. 지금 AZ 백신을 맞지 않고 2주 뒤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면 접종 완료 시점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김씨의 경우도 사전예약을 통해 9월 중순으로 접종일이 정해져 당장 AZ 잔여백신에 대한 간절함이 사라졌다. 김씨는 “계산해보니 지금 AZ 백신을 맞으나 다음 달 화이자를 맞으나 결국 접종 완료 시점은 비슷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선택은 개인의 자유지만 정부가 기준을 왔다갔다 해 오히려 불안감만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하면 신청해 잔여백신을 맞으라는건데 결국 각자가 위험부담을 가지고 가라는 의미” 고 말했다.

어떤 백신을 맞는 것이 나을지에 대한 의견도 다양했다. 정 교수는 “AZ도 임상을 통해 18세 이상에 대해 예방효과가 증명된 백신인만큼 건강한 3040 남성이라면 맞아도 될 것 같다” 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장 AZ 백신을 맞기보다는 사전예약을 했다면 원래 일정대로 기다렸다가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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