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합참의장 “아프간 정부 11일만의 붕괴, 예측 없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AF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빠르게 장악한 것과 관련,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11일 만에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을 접한 바 없다”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아프간 정부의) 급속한 붕괴 경고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첩보와 관련해 한마디 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와 보안군의 급속한 붕괴에 따른 탈레반의 전면적 정권 탈취와 내전, 합의 성사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으나 급속한 붕괴는 미군 철수 이후 몇 주에서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도, 누구도 11일 만에 (아프간) 정부와 군이 붕괴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아프간 보안군은 능력이 있었다. 국가 방어를 위한 훈련도 받았고 규모와 역량도 됐다. 이건 의지와 리더십의 문제”라고 말해, 탈레반의 점령을 아프간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밀리 합참의장의 이런 발언은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보기관이 아프간 정부의 급속한 붕괴를 사전 경고해왔다는 보도를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의 급속한 세력 확장과 이에 따른 극심한 혼란을 미 당국이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합참의장이 공개석상에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일이 더 빨리 벌어졌다”며 오판을 인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AFP]

회견에 동석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카불 현지의 미군이 공항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민간인의 공항 이동 보장까지 임무를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민간인을 대규모로 공항으로 이동시킬 능력이 없다고도 했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을 피한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나 탈레반이 장악한 검문소를 지나 공항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스틴 장관은 “(아프간에서) 미국을 도왔던 이들을 도울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아프간을 빨리 떠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원하는 수준에 가까이 가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밀리 합참의장은 지금까지 대피시킨 인원이 5000명이고 더욱 늘릴 예정이라면서 C-17 수송기가 24시간에 평균 20차례 출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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