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올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가 대폭 올랐는데도 적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손보험 발생손해액(보험금 지급액)은 작년 상반기(4조9806억원)보다 11.0%(5465억원) 늘어난 5조527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빼고 보험금 지급 재원으로 쓰이는 위험보험료를 작년 상반기(3조7740억원) 대비 10.6%(4004억원) 많은 4조1744억원이나 걷었지만 보험금 지급에는 모자랐다.
이에 따라 상반기 보험손익은 1조412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손실이 17.9%(2147억원) 커졌다.
전체 실손보험 계약에서 손해보험 점유율이 82%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손해보험업계와 생명보험업계를 합친 상반기 전체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2009~2017년 팔린 표준화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최대 23.9% 오르고 2009년 이전까지 팔린 구실손보험 보험료가 6.8∼21.2% 인상됐지만 손실을 줄이기는커녕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은 132.4%를 기록했다. 사업운영비를 포함한 보험료 전액, 즉 영업보험료를 기준으로 계산한 영업손해율은 위험손해율보다 10∼13%포인트(p) 낮은 점을 고려하면 영업손해율은 120∼123% 수준으로 추정된다.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보험료 1만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만2000원을 지급한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는 백내장,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비급여 의료비가 통제불능으로 늘어나는 탓이다.
10개 손해보험사의 백내장 관련 보험금이 2018년 2490억원에서 지난해 6374억원으로 불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58.2%나 급증한 481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백내장 치료의 고가 검사비를 건강보험 항목으로 전환해 건보 재정을 투입했는데도 전체 수술비는 그대로거나 되레 늘어나 환자 부담에 변화가 없고 전체 실손보험 지출은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