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국부펀드 CEO “인플레, 가장 큰 위협…주식·채권 모두 피해”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1조4000억달러(약 1638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운영위원회(NBIM)의 최고경영자(CEO)는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충격을 피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했다. 그런 상황은 주식과 채권 모두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다.

니콜라이 탕엔 NBIM CEO는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NBIM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런 변화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포트폴리오) 재할당을 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장기 투자자이고, 규모가 너무 커서 움직이기 어렵다”고 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작년 9월부터 NBIM을 이끌고 있는 탕엔 CEO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아마도 이전 사이클과 같은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탕엔 CEO는 “우린 현재 채권 수익률이 극도로 낮고 주식 시장은 극도로 높은 상황에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의 큰 변화가 포트폴리오의 두 부문에 모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과거엔 둘 중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아니었지만 이번엔 둘(주식·채권) 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지 더 견고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 와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두 달 동안 5%를 넘어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도 이 매체는 덧붙였다.

NBIM은 상반기 가장 좋은 실적을 낸 건 에너지·금융·부동산·산업재 등 인플레이션에 더 많이 노출된 부문이라고 이날 밝혔다. 최고 수익률을 낸 종목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바뀌었다고 했다.

NBIM의 상반기 수익률은 9.4%다. 주식 포트폴리오는 약 14% 상승했다. 채권·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감소했고, 부동산 보유량은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NBIM은 유럽보다 북미 주식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 등 기술주 보유 가치가 16.8% 증가했다. 북미 주식으로 상반기에 거둔 수익률은 17%다. 주식 전체 포트폴리오의 45.2%다.

니콜라이 탕엔 NBIM 최고경영자

NBIM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6월 말 현재 전체 자산의 72.4%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약간 낮다. 70% 의무 규정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으려고 주식 시장 익스포저를 줄인 걸로 분석됐다.

NBIM은 북해산 석유·가스를 통해 얻는 ‘오일머니’로 해외 투자를 하기 위해 1990년대에 생겼다. 올해 초 처음으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최대 2%를 투자할 수 있도록 해 투자 자산 분야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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