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새 정권 틀 구상중…2인자 카불 입성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은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수도 카불에 입성하는 등 조만간 새 정부 출범을 예고하고 있다. 탈레반 병사들이 카불 시내를 순찰중인 모습. [AFP]

[헤럴드경제] 아프가니스탄을 20여년만에 재장악한 무장단체 탈레반은 몇주 안으로 새로운 정권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한 탈레반 관리는 “법률, 종교, 외교정책 전문가들이 앞으로 몇주 안에 새 정부의 틀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새 정부의 틀이 서구에서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아니겠지만,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의 2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이날 수도 카불에 입성했다고 AFP 통신이 탈레반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라다르는 탈레반 창설자 중 한명으로 사실상 외교를 책임지며 대외소통창구 역할을 수행해왔다.

작년 9월부터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에서 탈레반 대표단을 이끌었다.

바라다르는 지난 17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등장을 새로운 통치 체제 발표 임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탈레반 고위관계자는 “바라다르는 카불에서 포용적 정부 구성을 위해 다른 지도자, 정치인들과 만날 것”이라고 했다.

탈레반을 창설한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이자 탈레반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도 지난 16일 카불에 입성한 상태다.

탈레반은 지난 정부 인사와 미국을 지원한 인사를 대상으로 한 체포와 가혹행위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탈레반 소속 관리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잔혹행위와 범죄에 대해 들었다”며 “만약 탈레반 대원들이 이런 법·질서 관련 문제를 저지른다면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황과 스트레스, 불안감을 이해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탈레반이 책임지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탈레반을 피해 국외로 탈출하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큰 혼돈이 빚어진 카불 국제공항 사태에 대해서는 “공항 사태는 탈레반의 책임이 아니다”면서 “서구 국가들은 좀 더 나은 대피 계획을 세웠어야 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책임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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